[여기자들의수다]김현중“미래꼼꼼히준비하는완벽주의자”

입력 2009-02-01 00: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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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완벽할 수 있을까.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완벽한 비주얼, 힘겨워하는 여주인공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다정함, 거기에 남부럽지 않은 재력까지. ‘완벽남’ 윤지후는 지금 10대 소녀 팬들은 물론이고, 30~40대 주부들의 마음까지 훔치고 있다. 그래서 만났다. 무뚝뚝한 말투와 엉뚱한 행동으로 ‘4차원’이라고 불렸던 꼬마신랑(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모습)에서, 이제는 달콤한 만화 속 주인공이 되어 돌아온 김현중. 연일 연예계를 들썩이는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 윤지후를 ‘여기자들의 수다’에 초대했다. 홍재현 기자(이하 홍 기자): 아이들 그룹을 대표하는 가수에서 연기자로 살아가는 소감은. “아무래도 안 하던 거 하려니까 어색하고 힘들다. 첫 연기 도전이니까 욕만 먹지 말자고 생각했다. 캐릭터가 몸속에 들어와야 한다는 말이 이상했는데 지금 그 의미를 조금씩 느끼고 있다.” 이정연 기자(이하 이 기자): 가수하고 연기자, 어느 쪽이 더 힘든지. “가수는 가수대로 힘들고 연기는 연기대로 힘들다. 잠 못 자고 고생하는 건 똑같은데 연기는 대기시간이 길고, 바로 반응을 확인할 수 없다는 불편함도 있다. 연기를 한 후 방송되기까지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니까. 가수는 무대 서기 전까지는 힘든데 일단 서면 바로 확인 가능해 편하다.” 홍 기자 : ‘꽃미남’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계속 연기 공부를 하고 있다. ‘가수가 무슨 연기를...’이라는 욕을 안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장에서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읽고 또 읽는다. 그래서 내 대본은 늘 두 개다. 리딩용과 촬영용.” 이 기자 : 인기를 실감하나. “솔직히 전혀 못 느낀다. 가수로 활동할 때는 현장에 몇 천 명씩 모여 실감하는데 연기는 (시청률)숫자로 나오니깐 피부에 와닿질 않는다.” 홍 기자 : 드라마에 자기가 출연하는 것도 몰랐다던데. “일본에서 내가 윤지후 역에 캐스팅됐다는 기사를 봤다. 그때까지 순정만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F4’가 뭔지도 몰랐다. 주변에서 그 역에 김현중이 제격이라고 해서 만화책을 읽었는데 재미있었다. 그래서 처음에 안 한다고 했다가 마음을 돌렸다.” 이 기자 : 윤지후를 연기하는 것에 부담이 많은 듯하다 “난 욕먹는 게 정말 싫다. SS501로 그동안 힘들게 쌓은 것이 모두 무너질 수 있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홍 기자 : 완벽주의자라는 느낌이다. “그렇다. 난 무대 위에서 춤 한 동작 틀리는 것도 정말 싫다. 이미 내년까지 계획을 다 세워놓았다. 지금도 드라마 끝나면 아시아 투어를 열고, 거기서 뭘 보여줄 건지 늘 고민한다. 언제 유학을 가서 영어 공부를 해야할지 앞으로의 일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계획을 세우는 일은 데뷔 초부터 해왔다.” 이 기자 : 자신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니 어떤가.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담감도 많다. 윤지후에 대해 나름 분석을 많이 했다. 윤지후는 자폐증을 앓은 인물이다. 그래서 초반에 낯을 많이 가리고 어색해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드라마 초반 사람들이 어색하다는 평가도 있고, 연기력 부재라는 말도 들었다. 점차 반응은 좋아졌지만 사실은 5~6회 뉴칼레도니아 로케이션 분량이 1회 방송 분량보다 먼저 촬영한 것이다.” 홍 기자 : 윤지후의 어색한 모습을 의도했다는 말인지.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보여준 모습이다. 자폐증을 앓는 지후가 잔디를 만나 점차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표현해야 했다. 초반에는 일부러 어색하고 낯설게 보여야 했다.” 이 기자 : 악플 걱정은 하지 않나. 어떤 연예인들은 그게 다 상처가 되서 안 본다고 한다. “난 다 본다. 그 중에서 어느 정도 객관적인 것만 받아들인다. 팬들보다는 일반 대중이 바라보는 시선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홍 기자 : 지금 굉장히 피곤해 보인다. “밤샘 촬영을 많이 한다. 최근 집에 열흘 동안 못 들어가기도 했다. 체중도 자꾸 빠진다. 드라마를 시작하고 5~6kg 정도 준 것 같다. 다크 서클이 심각해 진 것 같고. 아침에 일어나면 왼쪽 어깨가 자꾸 탈골된다. 데뷔전부터 좋지 않았던 어깨가 피곤하니깐 악화되는 것 같다.” 이 기자: 낯가리는 거나 말수가 적은 것은 실제 본인과 비슷한가. “잘 맞는 부분도 있고 안 맞는 부분도 있다. 낯간지러운 말 하는 건 힘들다. 가령 ‘하얀 천이랑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어째서 너 같은 아이를 좋아하지 않은 걸까’, ‘이코노미는 다리가 길어서 못 타’ ‘핫케이크가 부풀어 오르지 않아!’ 등 이런 식이다. 정말 이런 대사를 해야 할 때는 미치겠다.” 이 기자 : 드라마에서 보이는 다정다감한 부분은 평상시 볼 수 없나.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어서 연기하기 힘들다. 실제 여자친구에게도 애교가 전혀 없다. 그런 모습을 연기하려면 대본을 많이 읽는 수 밖에 없다. ‘안녕하세요’를 해도 ‘안’을 0.5초 동안 끌고 ‘녕’에서 호흡을 멈추는 등 한마디를 내뱉는 것도 일일이 연습하고 있다. 모르는 게 있으면 작가 선생님께 물어본다.” 이 기자 : 윤지후는 친구를 위해서 사랑을 포기하던데 실제로는 어떨까. “실제로 어떻게 그러나. 난 우정보다 사랑이다. 절대 내 사랑을 포기할 수 없다. 이기자 : 그럼 일이 연관되면 어떻게 할 건가 “잘 조율하면서 내 사랑을 지킬 것이다.” 홍 기자 : 재벌2세를 연기하기 위해 배운 건 뭔가. “드라마에서 경험하는 ‘귀족놀음’은 서민인 나에게는 전혀 맞지 않는다. 바이올린, 골프, 승마도 ‘편안한 놀이’가 아닌 하나의 일이었다. 배우는 것 자체가 힘들다.” 이 기자 : 극중에서 한채영, 구혜선과 두 번의 키스신이 있었다. 어땠나. “(구)혜선 누나와의 키스신은 연기 초반이어서 심장이 쿵쾅거리고, 입술이 바짝 마르고 감정 컨트롤이 안 됐다. NG도 10번 정도 냈다. 진하게 안 한다고 NG가 계속 났던 것 같다. 그런데 한채영 씨와는 그런 게 없었다.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연기라는 생각이 강했다.” 홍 기자 : ‘F4’ 역할 중에 욕심나는 역할이 있다면. “두 번 생각해 볼 것도 없이 윤지후 역을 하고 싶다. 윤지후는 내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다. 나 뿐 아닌 다른 F4 멤버들도 모두 자신의 역할을 다시 선택할 것 이다.” 이 기자 : 동방신기의 영웅재중, 빅뱅의 탑과 절친한 친구라던데. 모두 비슷한 시기에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그들이 김현중의 연기를 본 후 반응은 어땠나. “믹키유천, 영웅재중, 탑이 먼저 전화가 왔다. ‘그렇게 어색하지만은 않았다’고 하더라. 생각보다 잘 한다고 감싸주고 응원해줬다.” 홍 기자 : 인생의 최종 목표는 뭔가. 예전 인터뷰 때는 10년에 결혼해서 아기도 낳고 싶다고 했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다. 화목한 가정을 꾸려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 하고 싶은 음악하면서 축구나 하고, 헬스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좋은 곳에 놀러 가면서. 요즘은 평범한 삶이 그립다.” 이 기자 : 지금 바라는 점은 있나. “24회 드라마가 끝났을 때 ‘그래도 김현중이 열심히 했구나’하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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