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작전’박용하“내작전은‘연기콤플렉스’깨기”

입력 2009-02-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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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하는 1994년 10대의 나이로 데뷔했다. 이제 15년이 흘렀고 나이도 서른 둘이 됐다. 그동안 그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끄는 스타가 됐다. 특히 일본에서는 가수로 4년 연속 골든디스크상까지 받았다. 박용하는 일본에서 가수로 입지를 다지느라 5년 동안 한국에서 아무런 활동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드라마 ‘온에어’를 시작으로 쉼 없이 연기에 빠져들고 있다. 그는 ‘온에어’가 끝나자마자 영화 ‘작전’을 촬영했고, 개봉과 함께 KBS 새 드라마 ‘남자이야기’를 시작한다. 박용하는 “5년 동안 물 한 모금 못 마신 듯,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것 같은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습니다”고 말했다. 목이 마르면 우선 빨리, 쉽게 잡히는 물을 마시게 마련이지만 박용하는 조금 달랐다. 이름을 내세워 쉽고 고른 길을 갈 수 있었지만 ‘온에어’나 ‘작전’ 모두 캐릭터가 독특하고 실패 위험도 컸다. ‘작전’은 일확천금을 쫓다 밑바닥까지 추락한 주인공이 독학으로 공부한 주식시장에서 인생을 걸고, 또다시 음모에 빠져 먹고 먹히는 거친 세계를 만나게 되는 내용. 온갖 음모가 둘러싼 ‘작전’이지만 그 속에서 심각하지 않고 웃음까지 던지며 내용을 쉽게 풀어내야 했다. ○ “내 연기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어 변하고 싶었다.” 애써 힘든 길을 택한 이유에 대해 박용하는 “솔직히 내 연기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다”고 했다. 대표적인 한류 스타가 연기 콤플렉스? “대표작도 없고 스타 연기자도 아닙니다. 캐릭터의 이미지가 고정돼있었어요. 또 다시 멜로를 할 수도 있었고, 트렌디한 작품에 출연할 수 도 있었겠죠. 하지만 5년 만에 돌아와 다시 시작하며 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좀 더 다양한 이미지 표현이 가능한 연기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박용하는 이미 스타였고 ‘겨울연가’로 ‘올인’의 OST로 인기를 끌며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있었다. 단순한 겸양이었다면 화제를 돌렸겠지만 진심이 느껴졌다. “연기를 잘 못해요. 시사회장에서도 영화를 보며 반성 많이 했어요. 이제 달라져야죠. 20대 때는 잘 몰랐는데 뚜렷한 직업의식이 생겨습니다. 인기요?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메뚜기도 한철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 한 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는 실력이 있어야 된다는 사실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내 이름 들으면 연기에 대한 신뢰가 생기는 배우이고 싶다.” 잠시 사진촬영을 위해 인터뷰를 멈췄다. 다시 돌아온 박용하는 무척 궁금한 표정으로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기자에게 물었다. “주식의 ‘ㅈ’도 모르는데 영화에 순식간에 몰입됐다”고 하자 그는 주인공 현수의 콤플렉스에 대해 다시 물었다. 영화에서 사기를 당해 밑바닥까지 추락한 현수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개인투자자, 실력 있는 ‘개미’가 된다. 하지만 개미를 짓밟고 수십, 수백억원을 아무렇지도 않게 손에 쥐는 작전 세력과 만나며 현수는 그들의 돈과 간판에 그리고 권력에 주눅이 든다. 그리고 그 콤플렉스를 이겨내기 시작하며 영화는 또 다른 흐름을 맞는다. 박용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콤플렉스를 이기려는 주인공의 모습을 자신에게 입혔다. “사실 현수는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정말 평범한 사람입니다.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더 쉽게 몰입되고 현수에게 동화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면서 두렵습니다.” 영화 ‘작전’은 박용하와 함께 박희순의 활약이 빛나는 영화다. 주식시장을 조작하는 작전을 이끄는 범죄조직의 두목 황종구 역할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지만 그 어떤 코믹영화 못지않은 폭발적인 웃음으로 영화를 이끈다. 연극계의 드림팀으로 불리는 극단 목화의 에이스의 내공이 어떤 건지 확실히 보여줬다. 박용하는 힘주어 말했다. “목표가 생겼어요. 박희순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일단 신뢰가 생기고 그가 이번에는 과연 어떤 연기를 보여줬을까 기대가 됩니다. 박용하라는 이름은 그렇지 않잖아요. 스쳐만 지나가도 강한 힘이 느껴지는 박희순 선배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힘든 목표지만 제가 욕심쟁이라서 꼭 해보려고요.”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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