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냐?팀이냐?추신수“나도힘들다” 

입력 2009-02-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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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전훈불참속앓이토로
“중간에서 나도 정말 많이 힘들다.” 그토록 원하던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구단에서는 한국대표팀의 하와이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말라고 한다. 3월 초 대표팀이 일본 도쿄로 이동하면 그 때나 합류하라고 했고, 경기에 나가더라도 수비는 하지 말고 지명타자로만 뛰라는 조건도 내걸었다. “중간에서 힘들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할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국가의 부름과 소속팀의 결정, 그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에 선발됐지만 구단의 방침에 따라 하와이 전훈 참가가 무산된 ‘추추 트레인’ 추신수(27·클리블랜드·사진)가 “수차례 제대로 뛰겠다는 말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몸만들기에 한창인 추신수는 2일 전화 통화에서 “2주 전쯤 클리블랜드에 갔을 때 부단장과 감독이 하와이 전지훈련에 가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제대로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더니 고민하는 눈치였다. 그 자리에서 명확하게 결론이 나지 않았고, 아무 말이 없길래 (하와이에) 당연히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며칠 뒤 가지 말라고 최종 통보가 왔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국가와 소속팀 사이에서 곤경에 처한 그는 “중간에서 나도 정말 많이 힘들다”며 “미국이라는 나라는 그런 것 같다”는 말까지 했다. 클리블랜드는 추신수의 부상 전력을 들어 이번 WBC에서 무리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추신수는 구단의 뜻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섭섭한 마음도 갖고 있다. 대표팀에도 미안할 수밖에 없다. 그토록 갈망했던 태극마크를 달았고, 오랜만에 조국 동료들과 함께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는데 초반부터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다는 구단의 방침이 반가울 리 없는 것이다. “미국에서 직업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불가피하게 구단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그는 “조건이 별로 좋지 않지만 대표팀에서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할 것”이라며 실전에서 아쉬움을 털어내겠다는 굳은 다짐을 곁들였다. 아울러 최근 미국 현지 언론에서 쏟아지고 있는 찬사에 대해서는 “과장된 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추신수는 “나는 지난해 한 시즌을 제대로 뛴 게 아니라 (부상으로) 반 시즌밖에 뛰지 못했다. 어쨌든 좋은 기사가 나온다는 건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부담도 된다”고 덧붙였다. 미야자키(일본)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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