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김성근귀국제스처…비상걸린문학

입력 2009-02-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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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보면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기겁하게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이 일화를 SK 버전으로 바꾼 해프닝이 4일 SK 2군 코치실에서 회자됐다. 계형철 2군 감독의 증언에 따르면 일본 고지에서 1차 전훈을 지휘하는 김성근 감독은 3일 갑작스레 한국행을 통보했다. 최근 한국으로 돌려보낸 송은범 정상호 등 부상자 8명과 쭉 한국에 남아 재활훈련을 진행한 정경배의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매사 자기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김 감독다운 행보다. 그러나 문학에 남아있던 코치, 선수들에게는 비상사태가 아닐 수 없었다. ‘5일 훈련, 1일 치료’ 패턴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재활을 진행중인데 김 감독이 “오후 6시에 문학에 들르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긴급 시찰에서 미흡한 구석이라도 나타나면 오키나와 2차 전훈 합류가 물거품이 되는데다 시즌 내내 완전히 눈 밖에 날 수도 있다. 이에 잔류 선수단은 잔뜩 긴장한 채 ‘점호’를 대비했지만 3일 오후 늦게 김 감독은 “안 간다”고 다시 통보해왔다. 결과적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은 마음을 졸인 꼴이 됐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는지 “감독님이 고지 캠프 휴식일에 맞춰 예고 없이 문학에 들이닥칠지도 모른다”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천리 밖 물 건너에 떨어져 있어도 ‘귀신 감독’의 손바닥 위에 있는 SK의 국내 잔류군 캠프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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