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왜‘세계신’아닌‘최고점수’일까

입력 2009-02-06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흔히 스포츠에서 세계기록을 경신했을 때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또는 ‘세계최고기록을 세웠다’라는 표현들을 사용한다. ‘세계신기록=세계최고기록’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세계신기록≒세계최고기록’이 더 정확하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마라톤의 사례를 예로 들어본다. 규격화된 400m 트랙에서 펼쳐지는 여타 육상종목과 달리 풀코스 42.195km의 마라톤은 개최지마다 노면 상태와 코스 구성(경사구간의 숫자·왕복 코스와 편도 코스의 상이함 등), 심지어는 코스 길이마저 다소간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똑같은 기록종목이자 동일한 범주의 육상종목이라도 트랙종목(100m·400m·1만m 등)에서는 신기록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도로종목인 마라톤에서만큼은 최고기록이라고 칭한다. 5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19·고려대 입학 예정)가 얻은 72.24점도 ‘역대 최고 점수’, ‘세계최고기록’이라 표현하는 게 보다 합당하다. 피겨는 육상과 수영, 역도와 같은 기록종목도 아닌데다 심판들의 주관적인 배점에 따르기 때문에 신기록이라는 표현은 무리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