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이지자체를키운다]‘자전거천국’경남창원시

입력 2009-02-13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공업도시서환경도시로‘페달혁명’
약 8200만 독일 국민 가운데 2400만 명이 스포츠클럽에 소속돼 있다. 독일의 생활체육참여가 활발할 수 있는 이유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손쉽게 체육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클럽은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비용 만으로 체육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고, 지자체는 거의 무상으로 운동시설을 지원한다. 이는 사회복지의 일환으로 생활체육을 여기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야구동호회에서 학교 운동장을 빌릴 때도 연간 수 백 만원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 생활체육을 손쉽게 접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운동시설과 프로그램을 지자체에서 책임져야 한다. 다행히, 한국에서도 90년대 이후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지자체들은 생활체육을 담당하는 부서를 두고 있다. 스포츠동아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공동 기획한 ‘규칙적 운동이 부자 만든다’ 시리즈 6편에서는 생활체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자체들의 사례를 살펴봤다. 체육활동에 대한 지원은 결국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구 약 50만 명의 경남 창원시는 23만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 4인 기준으로 보면 가구당 약 2대 꼴이다. 대기오염의 70%는 자동차 배기가스의 책임. 중화학 공업지역까지 맞물려 창원은 심각한 대기오염 요인을 안고 있는 셈이다. 창원은 2006년 11월 환경도시를 선언하고, 2007년 3월부터 자전거타기운동을 시행하고 있다. 박완수 창원시장을 비롯, 창원시청의 주요 공직자들은 자전거로 출근을 한다. 창원시는 2008년 10월부터 예산 68억원을 투여해 ‘누비자’라는 공영자전거시스템도 마련했다. 프랑스 파리의 공영자전거시스템 ‘밸리브’를 모방한 ‘누비자’는 창원시내 20군데 430대의 공영자전거를 설치, 시민들이 손쉽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4000여명의 회원들이 누비자의 회원이다. 창원시는 2009년, 터미널 80개를 설치하고, 800여대의 자전거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300개의 터미널과 5000여대의 공영자전거를 보유, 창원시를 자전거망으로 뒤덮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7%(전국평균 2.6%)에 불과한 창원시의 자전거 교통수송분담률을 독일과 일본처럼 25%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환경보호 및 에너지 절감 차원은 물론이거니와 ‘누비자’는 창원시민들의 건강증대에도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전거는 느린 속도(시속 6-7km) 시 속보보다 10% 많은 90kcal가 소모된다. 보통속도(시속20km)시에는 분당 60-70회 줄넘기와 비슷한 140kcal, 빠른속도시 달리기보다 15% 많은 240kcal가 쓰인다. GPS가 내장된 누비자 자전거에는 주행시 속도와 이동거리까지 표시돼 이용자들은 자신의 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있다. 창원시 자전거정책과는“자전거를 타면 ‘Active living’이 가능하며, 비만·성인병 예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적극홍보하고 있다. 자전거정책과 최의석 과장은 매주 창원시내 각 초등학교를 돌며, 자전거의 운동효과를 소개한다. 창원시는 자전거 문화센터를 설치해 생활체육으로서 자전거 이용을 독려하고 있다. 자전거 문화센터에서는 자전거타기교육과 간단한 자전거 수리를 무료로 진행한다. 창원시는 제조업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월 15회 이상 자전기로 출퇴근을 할 경우, 기업체와 창원시에서 각각 월3만원 한도의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도 도입했다. 기업 내 주차공간을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노동자의 건강증대는 결국 생산성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가능한 정책이었다. 5km 이내는 자전거와 자동차의 시간거리 차가 별로 없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시간을 절약하고 건강도 채우면서, 월 최대 6만원의 보너스까지 받을 수 있다. 현재 (주)두산모트롤 등의 대기업이 이 정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의석(56) 과장은 “나 스스로도 1년 가까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면서 “출근 시 오르막길에서 예전에는 기억변속을 했는데, 요즘은 폐활량과 다리 힘이 좋아져 기어변속 없이도 거뜬하다”며 웃었다. 창원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