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편지]나를알아봐주신그분처럼

입력 2009-02-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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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전 상서 지난번 편지에 매우 싸고 좋은 물건이 있다고 하셨죠? 아직도 사고싶으시면 돈을 보내드릴 테니 어서 사세요. 그리고 어머니 병세는 어떠신가요? 다만 얼마라도 송금해드릴께요. 병원비로 쓰세요.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언제 고향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제 공장엔 18명의 직원이 있지만 이번 일만 잘되면 15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겁니다. 이 아들은 말이죠, 부모님께서 ‘건방진 동부의 공장주’라고 부르는 그런 인물이 된 거에요. 당신의 아들 토마스로부터. 7형제의 막내로 태어난 이 녀석은 천부적인 사고뭉치였습니다. 엄마는 이 놈이 저지른 사고를 뒷감당하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그래도 아들의 남다른 재능을 굳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무정할만큼 엄격했던 아빠는 아들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지금 출세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아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아들은 자기를 믿어주는 엄마 덕분에 매우 긍정적인 젊은이로 성장했습니다. 비록 학교는 일찌감치 그만두었지만 어린 나이에 고성능 전신기를 발명해 큰 돈을 벌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제 부모님께 부칠만한 돈을 갖게 됐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엄마에게 자신의 성공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뭐라도 해드리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엄마는 그때 이미 병세가 깊어 이듬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아들의 이름은 토마스. 사람들은 그를 발명왕 에디슨이라고 부릅니다. 별 볼 일없는 나를 처음 알아봐주신 분은 누구였나요? 초라한 재주를 인정해주시고 턱도 없는 객기에 고개를 끄덕여주신 그 분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이제 내 아이들에게, 이 땅의 청년 누군가에게 내가 그렇게 할 때가 됐습니다. 글쓴 이 : 이규창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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