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단의 전지훈련은 보통 한달이 넘게 진행된다. 처음엔 무리해서 힘을 쏟던 선수들도 훈련 중반이 넘어가면 의욕이 한 풀 꺾이게 마련이다. 하와이에서 훈련하는 한화는 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작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일일이 그림엽서를 보내는 것이다. 단순히 현지 소식만을 적어 보내는 건 아니다. 전문가 뺨칠 만큼 사진을 잘 찍는 홍보팀 오성일 팀장이 선수 전원의 훈련 모습을 하나씩 찍은 뒤 가장 잘 나온 사진을 인화해 엽서로 만들어 보낸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훈련하면서 잘 지낸다’고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선수들도 어떤 사진이 나오나 궁금해한다. 오 팀장이 사진을 한 뭉치 손에 들고 나타나면 주위에 몰려들기 일쑤다. 물론 유독 시선을 사로잡는 사진은 따로 있다. ‘꽃범호’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내야수 이범호(28)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이범호의 사진은 훌라 춤을 추는 하와이 여성을 배경으로 얼굴이 크게 강조돼 있다. 이범호는 “이런 사진을 보면 지루한 전지훈련 속에 큰 활력소가 된다”며 활짝 웃었다. 하와이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