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기행의역사…‘황당무적’병현이가기가막혀

입력 2009-02-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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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은 그동안 갖가지 돌출행동과 기행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에 여권을 분실해 WBC에 불참하는 것도 잊을 수 없는 해프닝 목록에 추가될 듯하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기인’으로 통한다. 1999년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탁월한 탈삼진 능력으로 눈길을 모았던 그는 그해 6월 10일 시카고 컵스 전에서 투구 도중 어깨에 붙였던 파스가 떨어져나와 퇴장을 당했다. 국내에서는 ‘문화의 차이’로 해석되기도 했지만 미국에서는 전례가 없었던 퇴장 사유로 화제를 모았다. 김병현은 2001년 샌프란시스코전에서 홈런타자 배리 본즈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른 봅 브렌리 감독에게 공을 주지 않고 뒷걸음질을 치기도 했고, 이듬해 역시 본즈를 고의4구로 거르라는 감독의 지시를 거부하기도 했다. 2002년 6월 13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뒤 1루수 마크 그레이스에게 건네받은 마지막 공을 양키스타디움 왼쪽 외야 관중석에 던져버려 화제를 모았다. 2001년 월드시리즈 4차전과 5차전에서 홈런을 맞은 뒤 처음 나선 양키스타디움 경기. 그날 등판하자마자 양키스 팬들이 비아냥 섞인 환호를 하자 그는 이빨을 드러내며 씩 웃더니 결국 경기 후 이런 돌출행동으로 화제를 모았다. 홈경기에서 유니폼 안에 받쳐입는 언더셔츠 한쪽팔만 가위로 잘라낸 뒤 마운드에 올랐다가 상대팀의 어필로 결국 양팔을 똑같이 자르는 해프닝도 있었다. 압권은 보스턴 시절인 2003년 10월 5일 오클랜드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 펜웨이파크 홈 팬들이 1차전 블론세이브를 한 자신에게 야유를 퍼붓자 조용히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어 구설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그의 괴짜행동은 여러 차례 있었다. 2000년 시즌 후 모교인 무등중학교를 방문했을 때 미리 기다리고 있던 사진기자들이 몰려들자 줄행랑을 치기도 했다. 한번은 무료 항권권을 선물해준 한 항공사 회장이 점심식사에 초대했을 때 약속장소로 차를 타고 가다 갑자기 돌아가는 일도 있었다. 2003년 11월에는 한 언론사의 사진기자가 스포츠센터에서 훈련하고 나오는 자신을 찍자 카메라를 부수고 사진기자를 폭행해 송사에 휘말리기도 했다. 결국 김병현은 공식 사과를 했지만 그의 기행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사건이 됐다. 그는 귀국과 출국시 언론에 알리지 않고 잠행을 반복한다. 언론에 알려질 경우 날짜를 바꾸며 노출을 기피할 정도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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