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CL인테르밀란전83분소화…맨유무승부

입력 2009-02-25 09: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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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탱크’ 박지성(28)이 생일 자축포를 쏘아 올리지 못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박지성은 25일 새벽(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메아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인테르 밀란(이탈리아)과 원정 경기에 왼쪽 측면 미드필드로 선발 출전, 후반 38분 웨인 루니와 교체되기 전까지 83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로써 박지성은 지난해 12월 올보르BK(덴마크)와의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 교체출전하고 나서 두 달여 만에 다시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선발 출격은 지난해 9월18일 조별리그 비야 레알전 이후 5개월여 만이었다. 이날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박지성은 공수에서 만점활약을 펼쳤다. 박지성은 경기 초반부터 끊임없는 움직임을 통해 상대 측면을 허무는데 주력했다. 전반 41분에는 왼쪽 측면 돌파 뒤 정확한 오른발 크로스를 올리기도 했으나 문전 앞에 있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헤딩슛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이후 박지성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며 더욱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의 저돌적인 오버래핑이 이루어질 때는 과감하게 골문으로 자리를 옮겨 골을 노리기도 했다. 박지성은 후반 21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호날두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며 발을 뻗었지만, 간발의 차로 발끝을 지나쳐 아쉽게 득점이 불발됐다. 공격 뿐만 아니라 박지성은 수비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다. 세계 최고의 풀백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마이콘과의 정면대결에서 승리한 것. 번번히 오버래핑을 저지시키며 공격의 균형을 깨뜨렸고, 볼을 빼앗기더라도 끝까지 따라가 다시 볼을 따내는 등 적극성이 돋보였다. 경기가 끝난 뒤 박지성은 혹독한 평점을 부여하기로 유명한 맨체스터 지역지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로부터 평점 7점을 받았다. 지역지는 “이번 경기를 통해 ‘왜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왜 좋아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얻었다”며 “활동량이 나무랄 데 없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박지성의 소속팀 맨유는 전 첼시 사령탑인 조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인테르 밀란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특급 윙어’ 호날두가 공격을 주도한 맨유는 많은 득점찬스에도 불구하고, 골 결정력이 다소 부족했다. 전반 5분 호날두가 왼쪽 코너킥을 헤딩 슛으로 연결했지만 인테르 밀란 수문장 줄리우 세자르에게 막혔다. 호날두는 전반 8분과 28분에 위협적인 프리킥을 날렸지만, 아쉽게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또 전반 26분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은 라이언 긱스의 슛 역시 상대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맨유는 후반에도 호날두를 앞세워 홈팀 인테르 밀란을 거세게 몰아 부쳤다. 하지만 후반 32분 베르바토프의 강슛이 왼쪽 그물을 때렸고, 경기 종료 직전 호날두가 아크 왼쪽에서 찬 프리킥이 세자르 정면으로 날아가 끝내 골을 터뜨리는데 실패했다. 1천302분 무실점으로 프리미어리그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에드윈 판데르사르는 이번에도 90분 동안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쳐 유럽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게 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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