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콧대꺾은‘양용은의버디’

입력 2009-03-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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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은 한국 선수로는 최경주에 이어 두번째로 PGA 투어에서 우승을 거뒀다. 9일 ‘플로리다 스윙’의 첫 번째 대회 혼다클래식에서 1타 차로 감격의 첫 우승을 했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 LPGA로만 조명이 집중됐던 한국의 골프가 양용은의 우승으로 새롭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계기가 됐다. PGA 투어 우승은 LPGA와는 여러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PGA는 주말에 벌어지는 3,4라운드가 모두 지상파로 방영된다. LPGA 투어는 메이저대회를 제외하고는 지상파 방송이 거의 없다. 케이블 TV중계다. 이번 혼다클래식은 NBC가 중계방송했다. NBC의 골프방송은 댄 힉스 캐스터와 조니 밀러가 해설을 맡고 있다. 이들은 미국 내에서 유명인사들로 연봉도 수백만 달러가 넘는다. 특히 메이저 대회 우승자 출신 밀러는 무 자르는 듯한 해설로 안티 팬들도 꽤 많다. 미국 내 지상파에서의 방송노출은 절대적인 이점을 갖게 된다. 홍보가 따로 필요 없다. 국가기관에서 거금을 주고 대한민국을 홍보하려고 해도 안 될 일을 최종 라운드에 챔피언조로 나가게 되면 저절로 홍보가 되는 것이다. 미국의 골프 시청률은 전국 평균 4∼6%대로 꾸준하다. 최경주와 양용은은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의 국위를 선양하는 국가 홍보대사나 다름없다. 많은 미국인들이 한국의 유명 정치인은 잘 몰라도 ‘K J 초이’는 안다. 사실 NBC는 3라운드 전반홀까지 양용은이 선두를 달리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우승할 것으로 보지 않았으니까. 미국의 제프 오버튼, 호주의 로버트 알렌비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화제의 인물인 북아일랜드의 10대 로리 맥킬로이가 양용은보다 방송에 더 자주 노출됐다. 미국에서는 영어권 국가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후반 들어서 양용은이 줄곧 선두를 유지하자 카메라의 노출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베어 트랩’(15번, 16번, 17번홀)으로 통하는 15번홀에서 버디를 낚자 칭찬 일색이었다. 그러나 양용은에 대한 무관심은 그가 마지막 조인데도 18번홀을 마치기도 전에 방송을 끊어버린 데서 잘 드러났다. 다음날 최종 라운드에서는 양용은을 대접하는 NBC의 태도가 확 달라졌다. 전반 9홀에서 3개의 버디를 낚으며 2위와의 타수를 벌리자 카메라는 양용은을 집중적으로 따라다녔다. 양용은은 우승이 좌우된다는 베어 트랩에서 2오버파로 주춤했지만 전반에 확보한 스코어를 끝까지 지켜 결국 PGA 투어 첫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미국인들은 한국인들의 받침 발음 구사에 애를 먹는다. 말로 먹고사는 아나운서들이나 캐스터들도 마찬가지다. PGA 우승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양용은은 미국에서 Y E 양으로 통한다. 단어 3자에 받침이 다 들어가 있으니 발음하는 게 고통스러울 뿐이다. 그래서 간편하게 Y E 양으로 부르는 것이다. 미국에서 피겨스타 김연아가 아니고 김유나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무튼 양용은은 PGA투어 우승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LA|문상열 통신원


양용은, PGA 첫 승 혼다클래식 1~4R 하이라이트
동영상 제공: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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