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의감성위에덧입힌러시아의서정’도쿄메트로폴리탄심포니내한공연

입력 2009-03-13 0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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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늘 일본의 오케스트라가 궁금했다. 세계적 위상은 분명 한국보다 높고, 비할 수 없을 만큼 오랜 전통을 지녔지만 막상 ‘일본 오케스트라’하면 ‘글쎄…’하는 의구심을 품었던 것도 사실. 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오케스트라가 4월 16일 내한한다. 기록상 1986년에 내한한 바 있으니 23년 만이다. 일본의 오케스트라가 현해탄 한 번 건너기가 이렇게 어렵다. 23년이라면 강산뿐만 아니라 음악계도 두 번이나 모습을 바꿨다. 한국의 음악수준 역시 23년 전과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성숙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하다. 그들의 변화가. 우리들의 달라짐이. 도쿄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는 1965년 도쿄 올림픽 개최와 함께 창단된 ‘올림픽둥이’이다. 지난해 4월부터는 엘리아후 인발과 고이즈미 가즈히로가 각각 수석과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면서 이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확’ 끌어 올렸다. 말러 스페셜리스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엘리아후 인발과 일본의 ‘국민지휘자’로 추앙받는 고이즈미 가즈히로라니 일단 신뢰감이 간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고이즈미가 지휘봉을 잡는다. 고이즈미는 이번 공연 프로그램을 모두 차이코프스키로 채웠다. 한일 양 국민의 정서를 하나로 꿰뚫는 데에는 차이코프스키만한 인물이 없다는 생각일지 모르겠다.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예프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이즈’,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교향곡 5번이 프로그램에 올라있다. 이 중 눈길이 가는 건 역시 바이올린계의 ‘젊은 별’ 권혁주(23)가 협연자로 나설 바이올린 협주곡. 1997년 11세에 제3회 차이코프스키 청소년국제콩쿠르에서 최연소 2위를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던 권혁주는 러시아 모스크바 중앙음악원과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에서 수학해 ‘권혁주=차이코프스키’란 등식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만든다. 한일 신구 조화의 진수를 들려 줄 도쿄메트로폴리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23년 만의 내한공연. 한일의 감성 위에 러시아의 서정을 덧바른 이번 공연은 확실히 매력적인 유혹이다. 4월 16일(목) 7시 30분|세종문화회관 대극장|문의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02-6303-1915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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