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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두 번의 실수가 한일전 완패의 치욕으로 돌아왔다. 프로축구 FC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디펜딩 챔피언´ 감바 오사카(이하 G.오사카)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009 본선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4로 패했다. 경기 초반 이른 시간에 실점한 것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전반 시작과 함께 맹공에 나선 서울은 전열을 채 정비하지 못한 G.오사카의 좌우 측면을 공략하며 잇따라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서울은 지난 시즌까지 K-리그 울산현대에서 활약하던 G.오사카 수비수 박동혁(30)에게 크로스를 차단당해 어려운 승부를 예감했다. 찬스를 살리지 못한 서울은 전반 12분 상대 역습을 차단하던 중앙 수비수 김치곤(28)이 패스미스를 범했고, 페널티아크 오른쪽으로 흘러나온 공이 2선에서 침투하던 G.오사카 미드필더 야마자키 마사토(28)의 오른발에 걸리며 0-1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전반 초반에 서울의 공세에 밀리던 G.오사카는 선제골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타며 지난 대회 챔피언다운 전력을 뽐냈다. 특히 G.오사카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조재진(28)을 비롯해 주장 엔도 야스히토(29)와 올 시즌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레안드로(24. 브라질)를 적절히 활용해 서울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후반전에 수비수 아디(33. 브라질)를 빼고 공격수 이승렬(20)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운 서울은 후반 시작 7분 만에 정조국(25)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서울은 골키퍼 김호준(25)이 코너킥 위기에서 엔도의 강한 크로스에 미처 대처하지 못한 채 방향을 잃어 무인지경의 상황에서 레안드로에게 추가골을 허용, 상승세로 치닫던 분위기가 일순간 가라앉고 말았다. 이후 서울은 만회골을 위한 파상공세에 나섰으나, 레안드로에게 두 골을 더 허용했고, 경기 종료 직전 이상협(23)의 추가골로 2-4로 경기를 마치며 고개를 떨궜다. 올 시즌 들어 호평받고 있는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던 서울은 찬스 상황에서 번번이 이어진 실수로 득점 기회를 날렸다. 중앙수비수 김진규는 무거운 몸놀림으로 스피드와 개인기를 앞세운 레안드로에게 속수무책으로 돌파를 허용, 후반전에 해트트릭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수밖에 없었다. 대등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바꾸지 못해 G.오사카의 수비에 철저히 농락당한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은 남은 AFC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앞두고 ´체질개선´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가야 할 처지가 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