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 또 다운 결국 KO패
임 관장의 배려로 링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1분간 짧은 스파링을 허락했다. 링에 오르는 일은 아무에게나 허용되는 게 아니다. 선수들도 일정 기간 이상 훈련해야 링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특별 케이스다. 상대는 안옥재 선수다.
정식으로 K-1 무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유망 선수다. ‘땡’하는 종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극도의 긴장감이 밀려왔다. 배운 대로 스텝을 밟고 가볍게 왼손을 뻗으며 거리를 조절했다. 안 선수의 잽과 하이킥이 머리 위로 스쳐지나갈 때는 공포감을 느끼게 했다.
얼마 되지 않아 안 선수의 주먹이 배에 꽂혔다. 순간 숨이 막히는 게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다운이다. 카운트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커버링을 올렸다. 계속해서 안 선수의 킥이 날아왔다. 방어한다고 했지만 로킥 한방에 다리에 힘이 쫙 풀렸다. 두 번째 다운이다.
정신을 차리고 주먹을 내밀고 로킥을 시도했다. 순간 “좋아”하는 소리가 들렸다. 안 선수의 왼쪽 허벅지에 로킥이 명중했다. 그러나 그게 전부였다. 화난 안 선수의 주먹이 얼굴을 강타하며 그대로 링 바닥에 쭉 뻗고 말았다. 하늘이 노랗게 변하는 게 그대로 잠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완벽한 KO패다.
○승패의 관건은 체력
3분 3라운드 경기를 대비해 선수들이 쏟아내는 땀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흘리고 또 흘려도 부족하다는 게 임 관장의 설명이다. 하루 3시간 이상의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제 경기에 나섰을 때는 이 보다 더 많은 체력을 허비한다. 체력이 떨어지면 기술 구사는 아예 시도하기도 힘들다.
모든 훈련이 종료되자 임 관장의 호된 질책이 쏟아졌다.
“오늘 왜 이렇게 어수선해. 이렇게 훈련할거면 다 그만둬. 연습이 아니라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죽을 각오로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어. 내일부터 정신 바짝 차리고 연습하자.”
“예”하는 우렁찬 소리와 함께 강도 높은 훈련이 모두 끝났다.
기자 말고도 ‘팀치빈’ 소속 모든 선수들은 기진맥진했다. 매트 위에 누워 거친 숨을 내몰아 쉬는 선수들의 표정에서 비장한 각오를 엿볼 수 있었다.
“오늘 보니 소질이 있어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해볼 생각 없어요?”
“아뇨, 전 오늘 훈련으로 만족할게요.” 한마디만 남긴 채 도망치듯 체육관을 빠져나왔다.
임치빈은 어떤 선수? 맥스 코리아 3차례 우승…국내 최강의 파이터
임치빈(29·칸짐·티엔터테인먼트)은 K-1 맥스 코리아 챔피언을 세 차례나 지낸 명실상부 국내 최강의 파이터다.
좌우 훅과 로킥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콤비네이션 공격이 최대의 강점이다. K-1 맥스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기 이전부터 외국무대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2006년 K-1 맥스코리아 초대 챔피언을 지냈고, 2008년 K-1 맥스 아시아에 이어 2009년 K-1 맥스코리아 챔피언을 차지했다. 통산 전적 71전 57승 14패(36KO)를 기록 중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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