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예선남북대결]차범근·안영학관전평

입력 2009-04-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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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수원 삼성 감독)… “북한 밀집수비, 맨유가 와도 고전”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북한 대표팀을 상대한다고 해도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북한은 8-9명이 수비에 치중한 플레이를 펼쳤다. 이렇게 하면 아주 강한 팀도 골을 넣으며 좋은 경기를 하기가 힘들다. 원래 북한이 수비에 치중하는 플레이를 펼치기도 하지만 오늘은 비겨도 좋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준비한 것 같다. 원래 좋은 축구를 하려면 서로가 공격을 펼치며 맞서는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북한이 워낙 수비에 치중하다보니 보는 사람도 재미없는 경기가 되고 말았다. 북한이 실리를 위한 축구를 펼친 것이다. 한국이 경기 초반 골을 넣었다면 북한이 다른 모습을 보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역습은 예상대로 빠르고 좋았다. 특히 역습 상황에서 미드필더가 볼을 운반하는 기술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드필드 플레이가 날카로운 측면이 있다. 몇 번의 위기 상황이 있기는 했지만 한국 수비수들이 대처를 비교적 잘 했다. 공격에서는 박주영의 움직임이 매우 자신감 있어보였다. 프랑스리그 진출 이후 플레이도 좋아졌고, 특히 볼을 차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플레이에서 묻어나온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이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도 일찌감치 골을 뽑지 못했는데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남는다. 공격수들이 너무 안정적으로 볼을 처리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과감한 1대1 공격을 통해 북한 수비를 흔들어 놓았으면 좀 더 북한의 수비벽을 깨기 수월했을 것이다. 미드필드 지역에서도 과감하게 중거리 슛을 노려봐야 했다. 슈팅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는데 미드필드에서 슈팅 보다 패스에 치중했다. 마지막으로 상대가 간헐적으로 공격을 펼칠 때 빠른 역습으로 연결했다면 더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을 수 있었다고 본다. 전반 초반부터 세트피스 상황에서 매우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는데 결국 김치우의 프리킥이 골로 연결됐다. 세트피스 훈련을 많이 한 효과를 엿볼 수 있었다. ○안영학(북한 대표팀 MF)… “홍영조 초반 중거리 슈팅 아깝다” 한국은 역시 강팀이다. 특히 이청용, 이근호, 박주영 등 발이 빠른 공격수들을 여러 명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늘 위협적이다. 주장 박지성은 남들이 하지 않는 플레이를 시도하는 것을 볼 때면 정말 놀랍다. 기술은 두말할 것도 없고 그라운드 안에서 그의 진지한 태도를 늘 배우려 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역시 3차 예선과 최종예선을 거치면서 더욱 탄탄한 조직력을 갖춰가고 있다. 정대세-문인국-홍영조의 호흡도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경기 초반 홍영조가 좋은 중거리 슛 찬스를 맞았는데 그것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이 가장 아쉽다. 한국의 수준 높은 전력을 감안해 북한이 수비에 많은 숫자를 두지만 경기장에 들어서면서 결코 비기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감독님께서도 경기 전 “정말 중요한 경기다. 다른 때와 똑같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반드시 승점 3점을 따내자”고 선수들을 독려하셨다. 오늘 양 팀 모두 멋진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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