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토마토저축은행오픈4R…연장연장또연장…강욱순이웃었다

입력 2009-04-12 23: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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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례연장…베테랑경험의승리
‘베테랑’강욱순(43·삼성전자)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토마토저축은행오픈(총상금 3억원)에서 최종 4라운드에서 연장 혈투 끝에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국내 통산 12승째. 강욱순은 12일 경남 김해 롯데스카이힐골프장(파72·7002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정준(28)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5)에서 펼쳐진 연장전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연장을 파로 비기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승부가 펼쳐졌다. 숨 막히는 연장 승부는 세 번째 연장의 짧은 퍼트에서 갈렸다. 강욱순이 세 번째 샷을 핀 6m 지점에 붙인 뒤, 2퍼트로 마무리한 반면, 정준은 2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쳤다. 연장이라는 부담만 아니었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짧은 거리였지만 긴 승부에 부담감까지 더해지면서 실수가 터졌다. 지난해 8월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에서 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부활에 성공한 강욱순은 이로써 8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KPGA 투어는 지난해까지 20대 선수들이 주름잡았다. 배상문(23), 김형성(29), 강경남(26·삼화저축은행) 등이 주축을 이룬 신세대 골퍼들이 상금랭킹 상위권을 점령하며 세대교체를 이뤘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역전됐다. 지난주 끝난 개막전에서 ‘무명’ 이태규(36·슈페리어)가 우승한 데 이어, 두 번째 대회에서 베테랑 강욱순이 정상에 오르면서 노장의 투혼이 빛나고 있다. 한편 현역 최고령 최상호(54·카스코)의 선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16번홀까지 단독선두를 달리던 최상호는 마지막 2홀을 남겨두고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05년 매경오픈에서 최고령 우승 기록(50세4개월8일)을 세웠던 최상호는 이날 최고령 우승 신기록에 도전했지만 17번과 18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무너져 기록 갱신에 실패했다.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김형성, 김형태(32·테일러메이드)와 함께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통한의 3퍼트로 보기를 적어냈다. 18번홀(파5)에서도 버디 기회를 남겨 우승 가능성을 열어 뒀지만 버디 퍼트 실패에 이어 2m 남짓 짧은 파 퍼트마저 놓치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1997년 데뷔해 33년째 프로 무대에서 뛰고 있는 최상호는 1978년 여주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통산 43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국내 최다승 기록이다. 신예 현정협(26·테일러메이드)이 이날만 6타를 줄이는 선전을 펼치면서 합계 6언더파 282타를 쳐 순위를 끌어 올렸다. 강성훈(22·신한은행), 강경남(26·삼화저축은행), 박효원(22·박승철헤어스튜디오)과 함께 공동 6위. 국내 개막전을 치른 한국프로골프투어는 5월14일 열리는 GS칼텍스매경오픈까지 4주간 휴식기에 들어간다. 그 사이 23일부터 제주 핀크스 골프장에서 어니 엘스, 리 웨스트우드, 프레드 커플스, 헨릭 스텐손 등 유러피언투어의 스타들이 대거 출전하는 발렌타인챔피언십이 개최된다. ○강욱순 우승소감 “몸살에 배탈 컨디션 최악…난 왜 아플때 우승하지?” 얼떨결에 우승한 것 같다. 작년 8월 조니워커블루라벨 우승 이후 옛날 모습을 되찾고 있다. 우승 이후 스폰서와 재계약도 이뤄지면서 정신적으로 크게 안정을 찾은 것도 도움이 됐다. 올해 우승할 자신은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우승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재계약을 한 스폰서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 대회 전, 감기 몸살에 걸렸고 첫날에는 배탈이 나는 등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3라운드에서 퍼트 실수가 많은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의 우승 경험을 돌이켜보니 몸이 정상적이지 않을 때 우승했던 것 같다. 욕심을 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오늘 경기도 쉽지 않았다. 그린이 빠른 상태여서 짧은 퍼트 실수가 많았다. 2번홀에서도 20cm 거리의 파 퍼트를 실수한 게 신중하게 퍼트하는 계기가 됐다. 최상호 프로의 경기를 보면서 많은 점을 배웠다. 어제 뒤 팀에서 플레이하면서 최상호 프로의 경기 모습을 유심히 살펴봤다. 절대 무리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마인드컨트롤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 2년 정도는 더 현역에서 뛰고 싶다. 그 다음 나름대로 계획한 일을 해보고 싶다. 지난해까지는 아들 병현이가 고3인 관계로 집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웃음). 올해 대학에 들어가면서 아내의 내조도 달라졌다. 골프장에 더 많이 나오겠다고 했다. 기회가 되면 상반기에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 그 다음 평균타수 1위에 도전하고 싶다. 김해|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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