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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의 공백은 없다.´ 황재균(22. 히어로즈)의 방망이가 무섭다. 황재균은 지난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제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 솔로포로 히어로즈는 두산에 2-1로 승리, 3연패에서 탈출했다. 전날 황재균이 친 홈런은 벌써 시즌 3호째 홈런이다. 황재균은 팀 동료인 클리프 브룸바(34),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의 주역인 김태균(27. 한화 이글스), 김현수(21. 두산 베어스) 등과 함께 홈런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장타율이 0.900에 달하는 황재균은 지난 4일 개막전부터 9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삼성전에서는 2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고, 12일 SK전에서는 팀 패배 속에서도 2루타 2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타율 0.433을 기록 중인 황재균은 자유계약선수(FA)로 LG 트윈스와 계약을 맺은 정성훈(29)의 공백을 잊게 해주고 있다. 해외 전지훈련을 앞두고 김시진 감독은 "정성훈이 해주던 60~70타점을 책임져 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은 바 있다. 황재균은 김시진 감독의 근심을 말끔히 없애주고 있다. 오히려 김시진 감독을 흐뭇하게 만드는 존재로 성장하고 있다. 눈부신 활약에는 황재균의 악착같은 노력이 숨어 있다. 지난해 붙박이 유격수로 시즌을 시작했던 황재균은 동갑내기 경쟁자인 강정호(21)에게 자리를 뺏기고 3루 백업요원으로 밀려났다. 정성훈에게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황재균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평소 친분이 있던 트레이너와 함께 1대1로 웨이트트레이닝에 매진했다. 해외 전지훈련에 들어가기 전까지 황재균은 10kg을 늘렸다. 전지훈련을 가서는 김시진 감독의 지휘 아래 혹독한 훈련을 소화했다. 하루에 최소 1000개의 스윙을 휘두르며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황재균이 당시에 대해 "스윙을 정말 1000개씩 했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의 훈련량이었다. 이 훈련 덕에 다시 5kg이 감량됐지만 근육량은 증가했다. 이를 악물고 웨이트를 한 덕분에 타격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황재균은 "우선 나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친다"고 말하지만 웨이트로 늘어난 파워 덕분에 시원한 장타가 나오고 있다. 황재균의 마음가짐도 그를 바꿔놨다. 황재균은 지난 해 초반의 자신을 "안심했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황재균은 "올 시즌에는 절대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안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팀을 생각하는 마음도 기분좋은 긴장감과 더불어 타석에서의 집중력을 살려주는 요인이다. 황재균은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 말을 아낀다. "올해 뚜렷하게 정해 놓은 목표는 없다"고 강조하는 황재균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도 성장한 황재균은 히어로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황재균의 활약이 히어로즈를 4강이라는 목표로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