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루룩∼ 쩝! 후루룩∼ 쩝!
이 소리가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요? 바로 저희 남편 밥 먹을 때 내는 소리입니다.
뭐 저도 밥 먹을 때 소리를 좀 내는 편이라 저희 부모님한테 야단을 듣기도 했는데, 저보다 더 강적인 저희 남편을 만났습니다.
결혼 전엔 왜 소리 내서 밥 먹는 걸 몰랐을까요. 눈에 콩깍지가 씌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더니 정말 그랬나 봅니다.
어쨌든 결혼하고 같이 밥을 먹는데, 남편 밥 먹는 소리 때문에 아주 시끄러워 죽겠습니다.
그런데 저희 시댁으로 가면 남편 밥 먹는 소리는 명함도 못 내밉니다.
시댁식구들이 모두 모이면 ‘후루룩 쩝쩝’ 합창 해대며 먹는데, 저희 남편 소리가 묻힐 정도예요. 시댁에선 늘 그렇게들 먹어 와서 그런지 전혀 소리를 의식하지 못 하는 분위기더라고요.
저희 남편은 밥도 참 늦게 먹습니다. 한 숟가락 넣고 30번은 씹어야 된다면서, 남들 밥 먹고 다 일어났는데도 끝까지 앉아 30번을 씹어 먹습니다.
그런 저희 남편이 자기 밥 먹을 때 매너 없는 건 생각도 안 하고 저한테 고기 많이 먹는다고 핀잔합니다. 요즘은 동물 사육할 때 전부 우리에 가둬서 키운다며, 예전처럼 방목해서 키우는 거 아니면 먹지 말라고 하네요.
사실 고기반찬도 일주일에 두 번 밖에 안 먹는데 너무 잔소리가 심합니다.
남편은 성장하는 아이들이 있으니 채식위주로 신경 써서 식단을 짜라고 하는데, 구구절절 맞는 말이지만, 여태 고기 좋아하던 저의 식성을 갑자기 바꾸기가 어디 쉽나요.
남편은 제가 고기반찬만 해 놓으면 “아니 무슨 여자가 고기를 그렇게 좋아해?” 하는데, 고기 좋아하는데 왜 남여가 따로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과하지만 않으면 먹고 싶은 거 먹고 즐겁게 살면 그만 아닌가요.
그런데 얼마 전, 제 억울한 이 마음을 제 남편에게 대신 한마디 해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저희 집 작은아이예요.
작은 애가 절 닮아서 고기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지난번에도 남편이 몸에 좋지도 않은 고기 또 먹는다고 뭐라 하니까 초등학생인 작은 아이가 “아빠는 그럼 왜 음식 먹을 때 소리 내세요? 저도 너무 시끄러워요. 아빠도 그럼 밥 먹을 때 소리 내는 거 고치세요. 그럼 고기 안 먹을게요” 이러는데, 아휴∼ 제 속이 다 시원한 거 있죠?
‘남의 흉은 홍두깨로 보이고, 제 흉은 바늘로 보인다’라는 말이 있던데, 저희 남편을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작은 아이 때문에 너무 속 시원해요.
충남 천안시| 조미진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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