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살림에묻어둔꿈…‘컴도사’로펼칠거예요

입력 2009-04-16 22: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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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큰 애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던 무렵. 저는 재취업을 목적으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원래는 식품영양학을 전공했지만, 아동복지학에 관심이 생겨 그쪽으로 진학을 했지요. 공부가 많이 어려웠지만, ‘나도 대학 강단에 서서 강의하는 교수가 되어야지’하는 꿈을 꾸며 열심히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시간도 엄청 투자해야하고, 돈도 엄청 투자해야하고, 아이들 키우면서 쉽지 않겠더라고요. 설상가상으로 남편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는 바람에 저는 대학원 졸업도 겨우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게 주어진 기회는 여기까지구나’하고 생각하며 주부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게 되었지요. 그런데 몇 개월 전, 저와 대학원에서 같이 공부했던 친구가 전화를 했습니다. 자기가 한 대학교 평생교육원에 강사로 가게 됐는데 첫 강의하기 전에 수업준비 한 것 좀 봐달라고 하면서요. 그 얘기를 들으니 그 친구가 참 많이 부럽더군요. 사실 그 친구가 그 자리에 서기까지 각종 세미나며 학회며 전국을 차 몰고 돌아다니며 공부한 것 저도 잘 알거든요. 그런 열정을 보였으니까 그런 자리에 서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그 친구가 참 부러웠습니다. 저는 그 친구 집에 가서 컴퓨터로 수업 준비한 걸 봤습니다. 그런데 전 또 한번 놀라고 말았습니다. 학생들에게 보여줄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파워포인트로 보여주는데, 피용피용 효과음이 나면서 글씨들이 숑 하고 튀어나왔다가, 도로 쏙 들어가고, 화면에 그림도 나타났다가 막 움직이며 사라지고, 그걸 보고 있으니 속으로 배가 아팠습니다. 왜냐면 이 친구랑 같이 대학원 수업 받을 때, 이 친구가 컴퓨터를 잘 못 다뤄서 제가 숙제를 대신 타이핑해 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그때만 해도 워드 좀 할 줄 아는 걸로도 엄청 우쭐해 했었는데. 전 그 친구에게 언제 어떻게 배운 거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컴퓨터 학원에서 다 가르쳐 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알아봤더니 어지간한 학원은 학원비가 거의 10만원이었습니다. 주부로서 한 달에 10만원에 가까운 컴퓨터 학원비를 댈 여유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알아봤더니, 저희 동네 동사무소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컴퓨터를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가격은 3개월에 3만원! 거기다 수업도 일주일에 두 번이라 크게 부담도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저는 바로 등록하고 수업 시작하는 날짜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3개월 후면 파워포인트 뿐만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다룰 수 있게 되겠죠? 빨리 배워서 컴퓨터 도사가 되고 싶습니다! 전북 익산시|김미진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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