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정호야전역해도잘살아…이모가응원할게

입력 2009-04-14 21: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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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했는데 제 사무실로 노크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모!! 저 정호예요.” 그 말에 저는 얼른 정호에게 달려가 손을 잡고 꼭 안아줬습니다. 정호는 이번에 전역하는 군인입니다. 저는 군부대 취사장에서 일하는 민간조리원이거든요. 아마 군부대에 민간조리원이 있다는 걸 생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저도 잘 몰랐는데, 군인들은 군복무 기간이 지나면 전역해 버리고, 취사장 안에 사람이 계속 바뀌게 되니까, 음식 조리법이나 관리, 보관 등 여러 가지 관리를 책임질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민간조리원입니다. 제게는 이곳이 결혼하고 10년 만에 얻은 직장입니다. 처음엔 20대를 갓 넘긴 남자애들이랑 어떻게 지낼 수 있을까 겁도 나고, 그리고 여자가 저 하나 밖에 없어서 걱정도 되고 그렇게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일을 시작했습니다. 막상 해보니까 군인 애들이 모두 착하고, 또 제 말을 아주 잘 듣더라고요. 의외로 군인들과 지내는 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다보니 호칭도 ‘이모’라고 친근감 있게 바뀌고 이제는 서로의 취향까지 고려하며 재밌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도 개개인에 성격이나 집안사정이나 어려움 등 많은 부분을 알게 됐어요. 자연스레 제 앞에선 고민도 털어놓고, 상담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그런 아이들 보면서 저도 뭔가를 해주고 싶더군요. 제 앞에서 장난도 잘 치고, 제가 혼내도 실실 웃으며 대하는 착한 애들인데, 뭘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생일과 전역날짜는 꼭 챙겨주자!! 하고 마음을 먹었지요. 생일 때는 과자와 음료수로 한턱 쏴∼ 주고, 전역하는 애들에겐 속옷선물과 그동안의 고마운 마음을 담은 편지를 꼭 써서 넣어줬답니다. 그렇게 해줬더니 전역한 애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꼭 “이모 저예요” 하면서 잘 지낸다고 전화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이번에 전역한 정호도 유독 애교가 많고 속이 깊어 저를 참 많이 챙겨줬거든요. 남자앤데도 눈치가 빠르고 센스가 있어서 제가 참 예뻐했던 아이랍니다. 그런데 전역한다고 저한테 산삼음료수를 한 상자 사주고 가더라고요. 정이 뭔지…. 전역하는 애들이 있으면 또 새로 들어오는 애들도 있겠지만, 저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하나 하나 진심으로 모든 아이들을 대할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 국군장병 모두를 위해 파이팅을 외치고 싶습니다. 모두 군생활 잘 하고, 건강하고, 또 전역해서도 한몫 잘 하고 살라고, 제가 큰누나 같은 마음으로, 이모 같은 마음으로, 파이팅을 외쳐봅니다! 강원도 고성군| 김정희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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