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친정어머니는 부산에 사시고, 저는 경주에 삽니다. 아무래도 떨어져 살다보니, 엄마를 자주 뵙지 못합니다. 지난 5월에는 효도 좀 해야겠다 싶어서 큰마음 먹고 엄마를 제가 사는 경주로 모셨습니다. 그 날은 부처님 오신 날이었습니다. 남편과 일단 엄마를 모시고 경주에 있는 한 절에 가서, 절을 올리고 공양 밥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평소에도 남한테 폐 끼치는 것도 싫어하고 자식들 귀찮게 하는 것도 싫어하시는 엄마는 밥을 드시고 나서 차 한 잔 드시더니, 바로 내려가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엄마를 그렇게 그냥 보내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저희 집에서 하룻밤이라도 묵고 가시라고 끌었더니, 엄마는 자꾸만 “옷도 돈도 아무것도 없이 그냥 왔다. 오늘 밤에 내려갈란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러자 옆에 있던 남편이, 옷이 없으면 어떻고 돈이 뭐가 필요하냐고 엄마를 설득했습니다.
결국 엄마는 하룻밤만 지내고 가시겠다고 하더군요.
그 때부터 우리는 엄마를 모시고 경주 일대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불국사도 보여드리고, 구룡포 근처의 복 집에서 복 요리도 사드리고, 밤에는 바다가 보이는 찜질방에도 함께 갔습니다. 엄마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시면서 “내가 너거 집에 와서 이래 호강해도 되나”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내가 딸을 하나만 둔게 아깝다. 니가 고생이다. 진즉에 딸을 두셋 두었드라믄 니가 이래 혼자 고생 안 하는긴데…”라고 하시는 거예요. 우리가 한창 클 때는 그렇게 아들∼ 아들∼ 하시더니, 세월이 흐르니 이젠 아들보다도 딸을 더 좋아라하시는 모양입니다. 다음 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동해안 7번 해안도를 보여드렸습니다. 부산에서 비릿한 바다만 보시다가 푸르디푸른 동해 바다를 보시니까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그 모습을 보는데, 진작 모셨어야 하는데, 후회가 밀려오더라고요. 하룻밤을 저희 집에서 보낸 엄마는, 하루 더 자고 가시라는 부탁을 뒤로 하고, 부리나케 함께 사는 오빠네 집으로 향하셨습니다. 딸은 출가외인이라는 생각에 아직도 딸집에 와서는 편히 계시지 못하는 우리 엄마….
엄마가 부산으로 출발하시기 전에 그러시더라고요.
“처음에는 단칸방에서 시작하드니, 열 평짜리 전세로, 열다섯 평짜리 집으로, 지금은 이래 널찍한 집 사서 사는 거 보니까 참말로 대견하데이. 참말로 대견하다.”
엄마가 저한테 해주시는 이 칭찬이 저한테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결혼 20년 동안 힘든 날도 참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우리 엄마 걱정시켜드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겨낸 거 같거든요. 결혼하고 지금까지 살면서 늘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좋은 곳 구경 한번 못 시켜드렸는데, 이번엔 정말 마음이 뿌듯합니다. 친정어머니 모시고 돌아봤던 불국사, 동해안 도로와 구룡포 바닷가. 역시, 아마도 그 장소들을 잊을 수 없을 겁니다.
경북 경주시|권영안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저희 집에서 하룻밤이라도 묵고 가시라고 끌었더니, 엄마는 자꾸만 “옷도 돈도 아무것도 없이 그냥 왔다. 오늘 밤에 내려갈란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러자 옆에 있던 남편이, 옷이 없으면 어떻고 돈이 뭐가 필요하냐고 엄마를 설득했습니다.
결국 엄마는 하룻밤만 지내고 가시겠다고 하더군요.
그 때부터 우리는 엄마를 모시고 경주 일대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불국사도 보여드리고, 구룡포 근처의 복 집에서 복 요리도 사드리고, 밤에는 바다가 보이는 찜질방에도 함께 갔습니다. 엄마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시면서 “내가 너거 집에 와서 이래 호강해도 되나”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내가 딸을 하나만 둔게 아깝다. 니가 고생이다. 진즉에 딸을 두셋 두었드라믄 니가 이래 혼자 고생 안 하는긴데…”라고 하시는 거예요. 우리가 한창 클 때는 그렇게 아들∼ 아들∼ 하시더니, 세월이 흐르니 이젠 아들보다도 딸을 더 좋아라하시는 모양입니다. 다음 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동해안 7번 해안도를 보여드렸습니다. 부산에서 비릿한 바다만 보시다가 푸르디푸른 동해 바다를 보시니까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그 모습을 보는데, 진작 모셨어야 하는데, 후회가 밀려오더라고요. 하룻밤을 저희 집에서 보낸 엄마는, 하루 더 자고 가시라는 부탁을 뒤로 하고, 부리나케 함께 사는 오빠네 집으로 향하셨습니다. 딸은 출가외인이라는 생각에 아직도 딸집에 와서는 편히 계시지 못하는 우리 엄마….
엄마가 부산으로 출발하시기 전에 그러시더라고요.
“처음에는 단칸방에서 시작하드니, 열 평짜리 전세로, 열다섯 평짜리 집으로, 지금은 이래 널찍한 집 사서 사는 거 보니까 참말로 대견하데이. 참말로 대견하다.”
엄마가 저한테 해주시는 이 칭찬이 저한테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결혼 20년 동안 힘든 날도 참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우리 엄마 걱정시켜드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겨낸 거 같거든요. 결혼하고 지금까지 살면서 늘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좋은 곳 구경 한번 못 시켜드렸는데, 이번엔 정말 마음이 뿌듯합니다. 친정어머니 모시고 돌아봤던 불국사, 동해안 도로와 구룡포 바닷가. 역시, 아마도 그 장소들을 잊을 수 없을 겁니다.
경북 경주시|권영안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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