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난오대영감독…그러나자신있었다”

입력 2009-06-3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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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울산대명예박사학위
거스 히딩크(63) 러시아대표팀 감독은 역시 달변가였다.

그는 감각적인 화법과 몸짓으로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무대에서 청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히딩크는 29일 오전 울산대 해송홀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여식이 끝난 뒤 기념답사에서 “원고를 와이셔츠 주머니에 넣어놨는데 학사 복을 입어 꺼내기가 힘들다”며 예의 익살스런 제스처로 원고를 품 안에서 꺼내 좌중에 웃음을 안긴 뒤 이례적으로 약 25분에 걸쳐 준비해 온 듯 말을 이어나갔다.

기념답사라기보다는 강연에 가까웠다. 히딩크는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초반에 내 별명은 5-0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5-0으로 졌던 프랑스와 월드컵 직전 다시 만나 전반을 2-1로 앞섰다”며 “팀 내 젊은 선수들의 창의성을 수용하고 코칭스태프가 평소 자유롭게 의사를 전달하는 분위기를 만든 게 선수들이 강한 체력훈련을 버틸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비결을 밝혔다.

이어 “이것이 우리 젊은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앞으로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날 히딩크는 오전에 내린 비로 비행기가 결항되는 바람에 예정보다 15분여 늦게 행사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히딩크가 여자친구 엘리자베스와 함께 입장하자 해송홀을 가득 메운 울산대 학생과 관계자들이 박수를 치고 사진을 찍는 모습에서 여전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울산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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