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아침편지]혼자서앞길헤쳐나간우리큰딸,자랑좀하렵니다!

입력 2009-07-0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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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자랑하면 팔불출이라고 하던데, 오늘은 ‘행복한 아침’에 자식자랑 하고 팔불출 소리 좀 들어보려고 합니다!

바로 저희 큰 딸 이야기입니다. 큰 딸은 결혼 8년 만에 정말 어렵게 얻은 아이랍니다. 거기다 둘째가 바로 생기지 않는 바람에, 정말 말 그대로 바람 불면 날아갈까, 아주 금이야 옥이야 키웠죠. 그렇게 둘째가 없었던 8년간 큰 딸은 저희 부부의 사랑을 독차지 하면서 자랐습니다.

하지만 동생이 태어나고 난 이후로는 질투에 삐뚤어져가는 바람에 저희 부부를 참 많이도 힘들게 했습니다. 동생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다보니, 살이 점점 불어나면서 겉잡을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래요?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더니 본인 스스로 다이어트에 돌입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완벽한 S라인으로 다시 태어났고, 대학도 미용학으로 진학해서 피부미용에서부터 네일 아트, 분장자격증까지 모두 취득하고 강사자격증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첫 애를 늦게 낳은 탓도 있지만 큰애와 10살 터울인 막내를 마흔이 돼서 낳았거든요. 그렇다 보니 이 녀석은 자기딴에 항상 동생들 뒷바라지를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나봅니다. 하루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상의 좀 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웬만한 자격증은 다 취득했는데, 현장에 나가면 몸도 고되고, 사람 대하는 일이 자기 성격에는 무리일 것 같다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사로 취업했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원은 어디로 다닐 거고, 일본유학도 다녀올 거고, 어느 교수님께 레슨을 받을지 계획을 쭉 세워놨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미용이 생각보다 재료비가 많이 들거든요.

이 녀석도 요즘 살림살이가 어려운걸 아는지, 어렵사리 말을 꺼냈습니다.그러면서 이번만 밀어주면 자기가 어떻게든 열심히 해서 자격증 따고 잘 해보겠다고, 동생들 뒷바라지도 걱정 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급한 대로 친정어머니께 도움을 청해 레슨비를 마련해줬지요. 외할머니의 지원도 얘기해주면서 열심히 할 것을 신신당부 했습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난, 며칠 전! 드디어 큰딸이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답니다. 그렇게 어려운 시험이라던데, 얼마나 대견하고 자랑스럽던지요. 그런데 요 녀석이 합격소식을 전하자마자 저를 자기 방으로 부르는 게 아니겠어요? 가보니까 미용재료가 잔뜩 꺼내져 있는데, 딸애 하는 말이 오늘은 저를 위해 풀코스로 서비스를 해주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딸 덕에 3시간 동안 전신마사지부터 해서 피부마사지, 네일 아트까지. 평생 이런 호강은 처음이었습니다. 이젠 제 스타일을 책임지는 전담 스타일리스트가 돼 준다는 저희 딸, 이만하면 자랑 할만 하지 않나요.

서울시 신월동|김윤혜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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