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빛낸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 있는 역사, 한화 송진우(왼쪽)와 삼성 양준혁. 스포츠동아DB

전반기를 빛낸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 있는 역사, 한화 송진우(왼쪽)와 삼성 양준혁. 스포츠동아DB


최고령투수송진우 3000이닝달성…양준혁최다홈런경신‘통산홈런왕’
올해도 프로야구는 숱한 기록들을 토해냈다. 3월 한 달을 뜨겁게 달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의 열기 덕분에 개막전부터 구름 관중이 몰려들어 기세 좋게 출발했고,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의 3분의 2 가량을 소화한 전반기 동안 줄기차게 각종 기록들이 양산됐다<12면 기록실 참고>. 4월 4일 잠실, 문학, 대구, 사직 등 4개 구장에는 역대 개막일 최다 관중인 9만6800명이 운집, 전 구장 매진을 기록하며 2009 CJ마구마구 프로야구의 힘찬 출발을 반겼다.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양준혁의 중단 없는 기록사냥

‘최고령 투수’ 송진우(43·한화)는 개막 후 채 일주일도 안 지난 4월 9일 대전 두산전에서 전인미답의 3000이닝 투구를 달성했다. 1989년 빙그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 성실한 자기관리로 줄곧 후배투수들에게 귀감이 되어온 송진우는 최다승(210), 최다 탈삼진(2048)에 이어 최다이닝(3003) 투구라는 또 하나의 훈장을 가슴에 아로새겼다.

‘영원한 3할 타자’ 양준혁(40·삼성)도 4월 18일 대구 두산전에서 역대 4번째로 2000경기 출장을 이룬 뒤 5월 9일 대구 LG전에서는 은퇴한 장종훈(현 한화 코치)이 보유해온 종전 최다 홈런 기록(340)을 경신하며 한국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썼다. 양준혁은 내친 김에 7월 14일 대구 두산전에서는 350홈런 고지를 찍었다. 1993년 프로 데뷔 후 단 한번도 시즌 홈런왕을 차지해본 적이 없는 양준혁의 개인통산 홈런왕 등극은 후배타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엎치락뒤치락 진기록 퍼레이드

올 시즌 전반기의 특징은 ‘타고투저’ 한마디로 압축된다. 난타전 양상의 경기들이 줄을 이었다. 자연스레 관련 기록들이 늘어갔다.

5월 15일 목동 LG-히어로즈전과 5월 21일 광주 LG-KIA전은 단연 압권이었다. 5월 15일 LG와 히어로즈는 각각 25-15안타를 뽑고, 22-17득점을 올렸다. 양팀 합쳐 40안타와 39득점은 역대 한 경기 최다 기록들이다. 이날 양팀 합산 84루타(LG 47·히어로즈 37) 역시 신기록. 게다가 히어로즈는 가장 많은 점수를 뽑고도 패한, 불운한 팀으로 남게 됐다.

13-13 무승부로 막을 내린 5월 21일 LG-KIA전은 연장 12회말 KIA 마지막 타자 최희섭이 삼진으로 돌아설 때까지 장장 5시간58분의 공방이 펼쳐졌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9월 3일 잠실 한화-두산전의 연장 18회 5시간51분 혈전. 이날 LG와 KIA는 똑같이 8명씩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고, LG 16명-KIA 14명의 타자들이 등장했다.

이밖에 두산 투수 금민철(23)은 5월 27일 잠실 히어로즈전 9회초 등판, 브룸바-김일경-송지만의 세타자를 연속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워 2007년 6월 16일 문학 SK전에서 리오스(두산)가 달성한 한 이닝 최소 투구(9) 3탈삼진 진기록을 재현했다. LG 불펜투수 류택현은 7월 5일 잠실 두산전에서 프로 첫 100홀드의 주인공이 됐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