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인조잔디더워”…빅초이트레이드요구?

입력 2009-08-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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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 [스포츠동아 DB]

2일 광주. 삼성전을 앞둔 최희섭(사진)이 타격연습을 마치고 땀을 식히려 덕아웃에 잠시 앉았다.

그리고 구단직원에게 충격적인 한마디를 던졌다. “트레이드 시켜주세요.”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자란 최희섭에게 KIA는 고향 팀 그 이상. 광주 팬들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최희섭에 큰 애정을 갖고 있기에 믿기 힘든 말이었다.

최희섭은 “인조잔디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너무 더워요. 잔디 걷어내면 바로 콘크리트에요. 수비할 때 슬라이딩을 못할 정도입니다”라며 낙후된 광주구장 환경을 구단직원에게 하소연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천연 잔디를 깔아 주거나 천연 잔디 구장 팀으로 트레이드시켜주세요”라며 농담을 했다.

구단 직원이 “아무리 생각해도 맞는 카드가 없다”고 맞서자 최희섭도 지지 않았다. “롯데 이대호는 어때요? 영·호남의 화합이라는 의미도 있을 것 같고, 이대호로 진행해주세요.” 잠시 고민하던 구단직원은 “안돼! 널 친형처럼 따르는 나지완이랑 안치홍은 어떻게 하고 트레이드냐?”고 회심의 한마디를 건넸다. 잠시 망설이던 최희섭은 “치홍이는 신인이고 KIA의 미래니까·…. 치홍이는 함께 못 가겠고 저랑 나지완이랑 묶어서 LG랑 합시다. 잠실도 천연 잔디니까 수위타자 박용택과 페타지니면 어때요?”

할 말을 잃은 구단 직원을 보며 최희섭은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천연잔디는 어려울 것 같고, 홈 팬들 앞에서 홈런이라도 많이 칠 수 있게 펜스라도 좀 당겨주세요”라며 KIA와 광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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