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Kiss]최고의조건,루틴을연마하라   

입력 2009-08-1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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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routine)’이란 ‘판에 박힌 일, 일상의 과정 또는 기계적인 순서’로 해석된다. 스포츠 현장에서 루틴은 ‘심리적 안정감’과 ‘일관성(consistency)’ 유지를 통해 최상의 결과를 위한 필수 요소라 할 수 있다.

운동 수행은 개인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에 동시다발적인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면, 선수가 최상의 기술력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가지고 경기에 참석했다 하더라도, 낯선 경기장과 상대 선수에 대한 일방적 응원 등으로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이에 선수들은 자신의 기술력을 일관성 있게 최대한 유지하고, 어떠한 환경적 변화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만의 적응 방식 즉, ‘루틴’을 개발하고 반복 연습한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무회전킥을 위해 프리킥 지점에 볼을 놓고 5걸음(뒷걸음) 정도 뒤로 물러난 뒤 수비벽과 볼을 번갈아 보며 집중하고, 큰 호흡을 한번 한 뒤 공을 향해 대시한다. 삼성 라이온즈의 박한이는 투수가 1구를 던질 때마다 자신의 장갑에 붙어있는 ‘찍찍이’를 양손 모두 떼었다 붙이고, 다음에는 자신의 헬멧을 벗었다가 다시 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방망이로 땅에 원 하나를 그려야 타격 준비가 마무리 된다. 박태환의 헤드폰 음악 듣기도 하나의 사례라 하겠다. 얼핏 보면 불필요한 동작 같아 보이지만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자신만의 루틴을 실천하는 것이다.

루틴은 스포츠 장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출근길 운전 중에 항상 같은 차선으로 주행하고 즐겨 찾는 식당에서 매일 비슷한 음식으로 점심을 먹는 등 많은 일들에 루틴을 만들며 살고 있는 것이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는 달인들의 활약은 수많은 반복 경험을 통해 작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각자의 ‘루틴 개발 및 정착’으로 차별성을 갖기에 가능한 일이다.

많은 스포츠 지도자들은 ‘루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골프나 양궁과 같이 선수의 심리적 상태나 주변 환경의 변화에 크게 영향 받는 종목들은 그 필요성이 보다 강조된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 중에는 ‘연습장 프로’라는 별명을 가진 이들이 상당수다. 실전 상황에서 스윙이 빨라지고 힘이 들어가는 등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을 의미한다. ‘루틴’은 기술과 상황 관리 능력이 부족한 아마추어들에게 보다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좋은 습관 ‘루틴’ 만들기는 가장 잘 되었던 동작과 상황 등을 회상하며, 반복 연습을 통해 완성된다. 긴장감이 팽배한 스포츠 현장에서, 때로는 나태해지기 쉬운 일상 속에서도 나만의 루틴으로 짜릿한 승리를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송주호 KISS 선임연구원
스포츠과학을 통해 희망이라는 나무를 심어 경기력 향상이라는 결실을 얻고자 노력하는 집념의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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