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人,‘동의보감’을바르다…한방화장품에빠진여심들왜?

입력 2009-09-2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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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성분 화장품을 부담스러워하는 여성들에게 한방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이 ‘화장보감’으로 불릴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동의보감 처방을 활용한 제품들. (왼쪽부터)해윤선파우더, 오리덤, 명한미인도

수려한·명한미인도등동의보감따라만든화장품인기“세계적인비법 … 피부트러블적고자연친화적”호응
지난 7월 동의보감이 실용의학서적으로는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그동안 한의학에서 꾸준히 인용된 동의보감이 국내를 넘어 독창적인 내용, 현대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점, 그리고 서양 의학보다 우수한 점을 인정받은 결과다. 이처럼 우수한 동의보감의 처방전을 반영한 화장품이 뜨고 있다. 이른바 동의보감의 비법을 ‘훔친’ 제품이다.

화장품 회사들이 앞 다퉈 이런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자외선 차단제 ‘후 해윤선 파우더’는 동의보감의 ‘청사익기단’처방을 적용했다. 이 처방은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릴 때 사용한 것이다.

‘수려한’은 동의보감에 전해 내려온 절세미인 서시의 미용 비법인 ‘옥용서시산’을 빼내 왔다. 옥용서시산은 여드름 같은 피부 트러블에 도움이 되고, 기미나 잡티에 좋고, 노화로 인한 피부 변환에도 좋다고 설명돼 있다. 옥용서시산에 사용된 녹두와 백지는 피부의 밸런스를 찾아주고, 홍옥산·백봉령·행인은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더페이스샵의 ‘명한미인도 경락 탄력 세럼’은 동의보감 집향탕 편에 소개된 처방을 이용했다. 얼굴의 경혈을 순화하고, 부기를 방지하는데 효능이 있다고 명시된 12가지 약재를 발효, 숙성해 만들었다.

최근 시장에 새로 등장한 오리덤도 동의보감 열풍을 적극 반영한 화장품으로 여심 공략에 나섰다. 회사 명칭을 그대로 제품에 내세운 ‘오리덤’은 동의보감에서 피부 트러블에 효과적이고, 세포 재생에 좋다고 설명한 자운고와 황련해독탕의 처방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16가지 약재를 더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동의보감 처방전을 활용한 제품이 각광받는 것일까. 이는 동의보감에 대한 강화된 신뢰와 피부 트러블이 적은 한방 제품 선호도가 결합된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오리덤 마케팅팀 김인 과장은 “기존에도 동의보감을 응용해 1∼2가지 약재를 쓰는 경우는 있었지만 최근에는 아예 처방전을 통째로 갖다 쓰는 게 달라진 점이다. 화학 성분이 들어간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스러운 생각이 커지면서 한방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동의보감 처방전을 이용한 화장품이 계속해서 쏟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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