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2차전전망…이번엔간판타자‘감’에달렸다

입력 2009-10-0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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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선발무게감1차전보다떨어져-기습작전변수…PO최대분수령될듯
1차전을 잡았지만 어쩌면 두산이 더 초조할 지도 모른다. 지난 2년간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에서 매번 1차전을 따내고도 결국은 SK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던 ‘과거’ 때문이다.

그렇다고 SK에는 여유가 있을까. 플레이오프는 7전4선승제가 아니라 5전3선승제다. SK로서도 죽기 살기로 나서야 할 처지다.

일단 두산과 SK 모두 2차전에서는 타선, 특히 간판타자들의 ‘감’이 올라야 유리한 흐름을 탈 수 있다. 1차전에서 두산은 3번 김현수와 4번 김동주의 방망이가 번번이 헛돌아 추가점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SK도 3번에 포진시킨 정근우의 3타수 무안타 부진으로 말미암아 타선의 응집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김현수와 김동주는 중심타자로서 압박감에 짓눌린 듯 보였고, 정근우는 실전 공백의 부담을 극복하지 못한 듯했다.

그러나 2차전은 타격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양쪽 선발의 무게가 1차전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두산 세데뇨는 1차전 6회말 원포인트 릴리프로 투입돼 박정권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데서도 확인할 수 있듯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유독 SK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SK 타자들을 상대로 WHIP(이닝당 안타와 볼넷의 허용 비율)가 2.30에다 피안타율도 0.394에 이르렀다.

SK 카도쿠라도 힘과 스피드를 겸비한 두산 타자들에 밀렸다(WHIP 1.94, 피안타율 0.333). 따라서 두산 김경문 감독도, SK 김성근 감독도 선발투수의 교체 타이밍을 의외로 빨리 잡을 공산이 높다. 게다가 1차전에서 양 팀 불펜투수들은 모두 호투했다.

아울러 기습작전도 2차전에서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다. 1차전 2회초 이원석의 페이크 번트 작전이 성공하면서 두산이 3점째를 얻는 발판을 마련했듯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야구도 2차전 승부의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다.

2차전을 두산이 이기면 플레이오프는 예상외로 싱겁게 종막을 고할 수 있다. 반면 SK가 반격에 성공하면 김성근 감독 특유의 심리전과 치밀한 수가 빛을 발하면서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의 재방영도 가능해 보인다.

김경문 감독과 두산 선수들 모두 이 사실을 잘 깨닫고 있는 만큼 2차전은 이번 플레이오프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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