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검은대륙징크스벗어나다’…세네갈2-0격파(종합)

입력 2009-10-14 21: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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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상암 월드컵구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 대 세네갈의 경기에서 기성용이 전반 첫골을 넣고 있다. [뉴시스]

허정무호가 8년 여간 지긋지긋하게 이어지던 ‘검은 대륙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세네갈과의 친선경기에서 전반 42분 기성용의 선제골과 후반 36분 오범석의 추가골에 힘입어 2-0 낙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01년 11월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세네갈에 0-1로 패한 이후 아프리카팀을 상대로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다.

또 세네갈과의 역대 전적에서 1무 1패로 뒤져 있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동률을 이뤘고, 아프리카팀과의 상대 전적에서 17승13무8패로 우위를 점했다.

이날 세네갈전은 허정무호에게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만날 아프리카 축구 스타일을 이해하고, 11월 유럽 원정을 떠나기 전 해외파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된 최상의 무대였다.

당초 세네갈은 아프리카지역 최종예선에도 오르지 못해 약체 팀이라 평가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세계 축구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아프리카 축구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에 허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는데 주력했고, 전후반 다른 전술을 사용하며 출범 후 처음 만난 아프리카 팀에 적응력을 키웠다.

이날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허 감독은 투톱에 박주영(AS모나코)-이근호(주빌로 이와타)를 두고 좌우 측면 공격수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을 출전시켰다.

기성용(FC서울)과 김정우(성남)를 중원에 배치한 허 감독은 왼쪽부터 이영표(알 힐랄)-조용형(제주)-이정수(쿄토상가)-차두리(프라이부르크)로 포백(4-back)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거미손’ 이운재(수원)에게 맡겼다.

이청용의 대포알 슈팅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경기초반 박주영을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로 세네갈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한국은 문전 앞에서의 세밀한 플레이가 살아나지 않아 좀처럼 마지막 점을 찍는데 실패했다. 전반 27분에는 아크 서크 정면에서 날린 박주영의 프리킥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강타하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답답하던 한국의 골문을 연 주인공은 기성용이었다. 전반 42분 역습 상황에서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한 뒤 문전 중앙으로 땅볼 크로스를 연결, 쇄도하던 기성용이 그림 같은 왼발 슈팅으로 시원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1-0으로 전반을 앞선 한국은 후반 3-5-2 포메이션으로 변화하면서 이에 맞춰 선수를 대거 교체했다. 미드필더 기성용-김정우를 빼고 김남일(빗셀 고베)-조원희(위건)를 교체 투입시켰고, ‘스나이퍼’ 설기현도 교체돼 기량을 점검받았다.

쉴새 없이 세네갈을 몰아 부치던 한국은 후반에도 마지막 마무리의 아쉬움을 남겼다. 게다가 세네갈도 후반 초반 간판 공격수 마메 비람 디우프 등을 투입해 날카로운 반격을 펼쳤다.

14일 오후 하나은행 초청 축구 한국국가대표팀과 세네갈 대표팀의 평가전이 열린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오범석이 세네갈 문전으로 드리블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지던 후반 36분. 한국은 추가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오버래핑으로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오범석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한국은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을 투입해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더 이상 골을 뽑아내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아프리카팀에 대한 적응력을 높인 한국은 당초 계획했던 성과를 100% 달성하며 실효성의 문제를 삼던 평가전을 잘 마무리 지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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