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 “‘하얀 겨울’ 접고 연기…가스비 못낼 정도로 어려웠죠”

입력 2009-10-2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남성 듀오 미스터 투의 멤버로 활동하다 연기자로 변신한 선우. 최근 개봉한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과 ‘지구에서 사는 법’을 비롯해 뮤지컬 ‘아이러브 유’의 주인공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yohan@donga.com

미스터 투 선우 배우 변신 눈물 스토리
‘하얀 겨울’이라는 노래를 기억하시는지.

남성 2인조 미스터 투가 불러 한때 여성 팬들의 가슴을 녹여내리며 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이후 미스터 투의 활동은 뜸했고 그 이름은 묻혀져갔다.

“진짜 잘 나간 때였다”고 당시를 돌아보는, 이제 배우로 불리는 이 남자. 선우가 그 노래의 주인공이다.

이민규와 함께 미스터 투를 결성해 감미로운 노래로 인기를 모았던 그가 지금은 스크린과 뮤지컬 무대를 오가며 다시 한 번 “잘 나가는” 시절을 맞고 있다.

최근 나란히 개봉한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과 ‘지구에서 사는 법’으로 오랜 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내비친 선우는 현재 뮤지컬 ‘아이 러브 유’의 주연으로 무대 위를 날고 있다.

연기자로서 손색이 없는 시간들을 걸어온 셈이다. 그러기까지 짧지 않은 세월, 힘겨움과 방황에 혼란스런 시간을 보낸 그는 이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좋은 작품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다”는 의지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2007년 ‘복면달호’ 이후 뜸했던 스크린 나들이를 다시 시작해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미스터 투의 멤버로 “잘 나가던” 시절이 지나고 라디오 DJ를 하다 ‘귀여워’의 김수현 감독에 이끌려 영화에 출연했다. 하지만 이후 작품 운은 닿지 않았다. 2년여 동안 “가스비가 떨어질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그는 “웃으며 살았다”고 말한다. 아내에게 일찌감치 “연기 생활을 시작하면 경제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말해두었다”는 그는 그래도 후회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선 무대가 ‘빠담빠담빠담’과 ‘아이 러브 유’였다.

“정말 텃세가 심했다. 가수 출신이 연기를 하면 얼마나 잘 하겠느냐는 시선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열정을 다했다. 그리고 ‘아이 러브 유’ 공연을 마친 뒤 연출자는 장문의 편지로 그의 호연에 찬사를 보냈다.

선우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이제 “살아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연기자로서 삶에 행복해한다.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보람된 시간”을 보낸 뒤 얻은 행복감이다.

그런 그가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외출’의 시나리오 작가 이일의 연출 데뷔작인 중편영화 ‘함께 있어’에 노 개런티 출연을 결심했다. 과거 누렸던 영광을 다시 찾아 나서 연기자로서 자신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선우. 그의 개성 강한 연기가 돋보이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