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 막판 경남발 태풍의 핵은 ‘연습생’

입력 2009-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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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8승1패…대반격의 비결은?
선수단 부담 줄이고 합숙하며 전략 짜
신예들 동기부여…능력 최대치 끌어내
조 감독, 도민구단의 약점 역으로 이용


경남FC의 막판 행보가 매섭다. 6강 플레이오프 가능성을 높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경남은 25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29라운드에서 ‘전통 강호’ 성남을 4-1로 완파하고, 10승째(승점 40)를 올렸다. 최근 9경기에서 8승1패를 기록하며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각축전을 벌이는 인천이 서울에 0-1로 덜미를 잡혀 경남은 골 득실차에서 인천을 앞질렀다.


○‘허허실실’ 전략
전반기까지 경남은 1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후반기부터 달라졌다. 경남은 이날 성남전까지 무려 8승을 쓸어 담는 매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경남 조광래 감독은 “마음을 비운 게 오히려 ‘약’이 됐다”고 했다. 선수단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게 경남 코칭스태프의 전략. “질 때 지더라도, 힘겨운 과정 속에서 하나를 배운다면 만족할 수 있다. 자꾸 지면서 ‘운용의 묘’를 배웠다.”

경남은 유독 성남에 약했다. 최근 3연패는 물론, 홈에서도 역대 전적 4전 전패였다.

하지만 전날(24일)부터 창원 시내 호텔에 머물며 합숙에 들어간 경남은 ‘전방위 압박’ 전략을 준비했고, 완벽하게 필드에서 펼쳐냈다.

성남 신태용 감독은 “우리가 안이하게 대처한 것도 있으나 먼저 경남의 준비가 완벽했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연봉 1200만원 설움 날린 신예들
경남은 도민구단의 어쩔 수 없는 특성으로, 시즌이 바뀔 때마다 선수단이 대거 바뀌는 어려움을 겪는다. 올 시즌 전반기에 부진한 것도 팀을 끌어온 용병 및 고참들이 뉴 페이스로 대부분 바뀐 탓이다.

하지만 조 감독은 이러한 치명적 약점을 오히려 전략으로 풀어냈다. 좋은 선수도 아닌, 연봉 1200만원을 받는 번외 지명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최대한의 능력을 끌어냈다.

성남전의 주역도 역시 연습생이었다. 이용래, 이훈, 박민 등 5명이 작년 K리그 드래프트 순번에 뽑히지 못했다. 그러나 ‘창단 멤버’ 출신으로 한때 방출 위기까지 내몰린 김동찬을 포함한 이들은 상대 진영을 끊임없이 헤집으며 승리의 주춧돌을 놨다. 김동찬은 1골-2도움, 이용래는 1골-1도움을 챙겼다.

경남 구단은 대부분 신예들과 재계약을 했다. 연봉은 3000만원∼5000만원선. 조 감독은 “솔직히 올해까지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며 신예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창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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