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솔로앨범 윤도현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살고…난 멈추지 않는다”

입력 2009-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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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것이 틀린 건 아니다.” 이 단순하고도 명징한 생각을 오롯이 새 솔로앨범에 담아낸 윤도현은 음악을 통한 사회적 발언에 주저하지 않는다. 사진제공|다음기획

‘다르게 생기고 다르게 살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닌데…’. 최근 발표된 록밴드 YB 윤도현의 솔로앨범 ‘하모니’ 재킷에 그의 사인과 함께 써 있는 글이다. 이는 그의 이번 앨범 수록곡 ‘날아라 펭귄’의 주제이기도 하다. 평소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생각을 자주 밝혔던 윤도현은 4년 만에 발표한 자신의 두 번째 솔로앨범에서도 그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윤도현의 솔로앨범 ‘하모니’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임순례 감독이 연출한 인권영화 ‘날아라 펭귄’에 헌정됐다. 홍보대사를 맡아 달라는 영화사 측의 요청에 “대중들이 인권영화라 하면 거리감을 느낄 수 있을 테니 이왕이면 앨범으로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헌정앨범을 기획했다.

7월 ‘서해안의 기적’을 축하하며 충남 태안군 만리포에 ‘나의 작은 기억’이란 노래를 헌정한 것에 대해 큰 보람을 느끼고 있던 때였다.





- 재킷의 메시지가 의미심장하다.

“다른 사람과 생각이 다르고 의견이 다를 때, 서로 조율을 하는 유연한 마음보다 배타적인 경우가 많다. 영화에도 그런 메시지가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필요한데 자신과 다르다고 배척하고 비난한다.”


- 연예인의 사회적 발언이 자칫 활동에 지장을 줄 수도 있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내가 연예인이기 때문에 의견을 말하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화살을 받게 된다.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을 할 수가 있겠는가. 지금은 나도 (발언과 행동에)조심하고 있다.”


- 발언에 신중해졌다는 것인가.

“신중해졌다는 게 나도 좋다. 그런데 눈치를 보며 살게 되더라. 하지만 최근 결심한 것은 음악에서만은 다시 (사회적 발언에) 용기를 내게 됐다. 이번 음악도 그런 용기다. 그러자 후배들이 자꾸 걱정한다. ‘가만있으면 안 되냐고…’”


- 후회하지는 않나.

“나도 과거의 언행 중에 실수한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말과 행동을 하기까지 얼마나 신중했는가에 대해 말하라면 반성을 많이 한다. 그러나 어떤 부분에서는 당연히 할 말을 해야 했다. 욕먹어도 후회 없다. 반성하는 한편 스스로의 용기에 박수를 치는 두 가지가 항상 공존했었으니까.”



- 연예인들의 사회 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연예인이 어떤 사회 문제에 참여해 일반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요즘 연예인의 사회 참여에 대해 토론이 많이 이뤄지던데, 잘 되기 위한 단계라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도 할 거다, 신중하게. 그러나 다른 연예인들에게 사회 참여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나에게 그런 권리가 없다.”


- 솔로앨범에 대한 오해가 아직도 있나.

“첫 앨범이 크게 성공하니까 ‘밴드를 버리느냐’는 시선이 강했다. 두 번째 앨범을 낸 후에는 처음보다 덜했다. 솔로와 팀은 별개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식으로 계속 낼 거다. 열린 생각으로 받아들여달라. 팀은 팀대로 계속 음반을 낸다. 가수로서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시도해보는 것은 상당히 축복받은 일이다.”


- 솔로앨범인데 작사·작곡을 직접하진 않았다.

“내가 곡을 쓰면 YB음악과 비슷해지고 히트곡이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왕 ‘날아라 펭귄’을 지원하기로 했으니 히트가 돼야 한다. 음반이 잘 팔려야 인권단체돕기 등 여러 가지 일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모니’ 앨범 프로듀서는 전해성이다. 그는 윤도현의 첫 솔로앨범 ‘사랑했나봐’로 데뷔 후 처음으로 1위를 경험하게 해준 작곡가다.

윤도현은 “도와주려고 만든 앨범인데 내 음악적 욕심을 채우면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전해성에게 모든 걸 맡겼다. 나는 철저히 목소리 세션일 뿐”이라고 했다.

‘하모니’에는 발라드, 록, 레게 등 다양한 장르의 다섯 곡이 담겨 있다. 타이틀곡은 전해성이 만든 ‘너라면 좋겠어’로, 애절한 클래식 발라드다. ‘올라잇’은 레게 리듬의 흥겨운 곡이며, ‘기억해’는 정통 록, ‘날아라 펭귄’은 하드록이다.

윤도현은 11월14일부터 서울 대치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뮤지컬 ‘헤드윅’ 공연을 한다. 뮤지컬 출연은 1999년 ‘하드록 카페’ 이후 10년 만이라고 한다. 아울러 그는 미국 진출을 준비중이다. 이미 미국 유니버설 뮤직과 상당부분 계약이 진행돼 있다. 8월 미국의 유명 록페스티벌 ‘워프트 투어’에서 보여준 공연이 현지인들을 사로잡았다.

“고교시절 파주에서 밴드를 하면서 ‘지금은 파주에서 이러고 있지만, 넓은 세상을 다 찾아다니며 공연을 하겠다’는 꿈을 품었다. ‘세상은 넓고 공연할 곳은 많다’ 이게 내 음악적 목표다.”

윤도현은 지난해 11월 외압설이 나오는 가운데 KBS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같은 소속사인 김제동도 이달 초 KBS 2TV ‘스타골든벨’에서 갑자기 하차하면서 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가 방송을 안 하니까 ‘요즘 무슨 일 있느냐’ 물어보세요. 동정도 하고. 그런데 나는 최고의 전성기에요. 방송을 안 하니 곡 작업에 집중할 수 있어요. 곡 작업도 잘되고, 예술의 바다에 빠져있는 걸요.”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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