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수의 씨네에세이] 연풍연가때 ‘장-고 커플’ 진짜 연인처럼 아름다워

입력 2009-11-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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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하자면 마라토너죠.”

장동건이 고소영과 2년째 열애 중임을 고백한 5일 늦은 밤. 그의 측근을 만났습니다. 이날 두 사람의 열애 사실이 알려지기까지 서로 겪어야 했던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물론 장동건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도 오갔지요. 장동건이 자정께 팬사이트를 통해 심경을 밝히기 2시간 전이던 그 때, 이 측근은 그를 “마라토너”에 비유했습니다. “지금까지 달려왔듯 앞으로도 먼 길을 달려가야 하며 그래서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은 배우”라는 거지요.

이 측근은 “특히 해외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2006년 한중 합작으로 선보인 ‘무극’을 시작으로 내년에 개봉할 예정인 할리우드 진출작 ‘위러어스 웨이’는 물론 장동건이 앞으로도 많은 일을 계획하며 꿈꾸고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러기까지 장동건은 측근의 말처럼 앞만 보고 내달려온 듯합니다.

이런 생각을 나누며 장동건이 고소영과 공연한 유일한 작품 ‘연풍연가’를 촬영할 당시 모습은 어땠을까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그래서 10년 전 ‘연풍연가’의 제작에 참여한 한 관계자와 통화했습니다. 오랜 만의 통화였지만 이 관계자는 ‘왜 전화한지 안다’는 의미가 담긴 웃음으로 인사를 건네왔습니다. 10년 전의 일이었지만 그는 비교적 또렷한 기억으로 두 사람을 기억했습니다.

1992년 데뷔한 장동건은 ‘연풍연가’ 전까지 드라마에서는 당대 청춘스타를 대표했지만 스크린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장동건의 열정은 대단했다고 ‘연풍연가’ 관계자는 되돌아봤습니다. 그가 기억하기로 장동건의 대본은 너무도 너덜너덜했다는군요. 촬영을 하면서 매일매일 대본을 들보면서 분석하고 또 분석한 것이지요. 각 페이지마다 무엇인가 깨알처럼 메모가 되어 있었고, 현장에서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았답니다.

촬영을 시작하면 좀체로 입맛을 찾지 못하며 오로지 연기만을 생각했다는군요. 이런 그를 바라보며 고소영 역시 촬영 준비가 진행되는 짬짬이 서로 대사를 맞춰가며 열심히 리허설을 했다고 합니다.

그랬던 두 사람이 10년 뒤 연인이 될 거라고 그 누가 생각했을까요. 이 관계자는 당시 후반부에 등장한 마라도 장면을 떠올리며 “거의 48시간 동안 밤을 새며 촬영했다”면서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많지 않았지만 마라도 장면은 정말 아름답게 카메라에 담겼다”고 기억했습니다. 현실 속 연인이 된 두 사람이 그렇게 아름다운 장면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으리라 기대합니다.<엔터테인먼트부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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