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미스터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증폭되고 있다.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 주 올랜도 인근 자택에서 벌어진 교통사고부터 우즈의 불륜설 등 미스터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교통사고 뒤부터 2일 현재까지 구글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뉴스가 타이거 우즈였다. 2일 하루만 구글에 우즈와 관련된 뉴스검색을 찾으면 1만여 건이 넘는다. 연예 가십성 보도로 유명한 TMZ.COM은 제철을 만난 듯 시시각각 동영상과 함께 새로운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우즈의 뉴스는 이제 골프가 아니고 연예 가십로 변질됐다.
ESPN 방송은 이날 우즈의 교통사고-불륜설-이미지 추락-향후 스폰서와의 관계 등을 집중분석했다. CNN도 시간별로 우즈의 동향을 보도했다. 우즈가 미국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한 언론은 최근 직원과의 불륜을 털어 놓은 CBS ‘레터맨 쇼’의 주인공 데이비드 레터맨을 비교하며 솔직하게 털어 놓으라고 압박했다. 또 늦으면 안 된다면서 지금 당장 사건의 전모를 밝히라고 추궁하는 기사도 있다.
우즈의 사실상 은둔으로 국내에서 흔히 말하는 공인으로서 국민들의 알권리와 사생활 보호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을 빚고 있다.
커뮤니케이션과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은 팬들을 설득시키는 방법, 향후 스폰서들과의 계약 등을 분석하고 있다.
우즈는 시즌 시작과 함께 광고수입 등으로 1억 달러가 보장된다. 운동선수로는 세계 최초로 10억 달러를 벌었다.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도 좋았다.
사고 후 플로리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경위를 알아보기 위해 우즈의 집을 방문해 조사를 시도했으나 부인과 우즈의 비협조로 무산됐다. 플로리다 법에 따르면 경미한 교통사고는 면허증, 보험증을 제시하고 사고경위서를 제출하면 된다. 우즈가 경찰과 면담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병원 진찰기록도 범죄와 관련이 없으면 경찰이 조회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이번 사고로 당장 불똥이 튄 게 4일부터 LA 인근 셔먼옥스에서 벌어질 셰브론 월드챌린지 대회다. 이 대회는 우즈가 주최하는 대회로 양용은과 앤서니 김이 출전한다. 주최 측의 입장권 판매와 이를 중계방송할 NBC 방송국, 스폰서 셰브론은 죽을 맛이다.
우즈는 지난 2007년 대회 우승상금 135만 달러를 자신의 자선단체 타이거 우즈 파운데이션에 모두 쾌척했을 정도로 이 대회에 큰 애착을 갖고 있다.
우즈의 불륜설이 확인은 안됐으나 언론들은 이번 사고를 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의 지난 2003년 성추행 사건과 비교하고 있다. 브라이언트는 콜로라도에서 19세의 틴에이저와의 강간혐의로 기소돼 곤경에 처한 바 있다. 당시 브라이언트는 부인 바네사를 무마하기 위해 400만 달러의 반지를 사준 적이 있다. 현재 정황상 사고 당일 우즈와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은 부부싸움을 한 것으로 보인다. TMZ.COM은 우즈가 맨발로 있었다고 했다.
따라서 우즈도 부인 엘린에게 뭔가를 선사해 묘령의 여인 라이첼 우치텔과의 불륜설을 잠재워야 할 것이라는 충고다. 현재 기자들은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우즈의 올랜도 자택 부근에 진을 치고 있다. 우즈 역시 헬리콥터로 이동하지 않는 한 문밖을 나서기가 어렵다. 골프전문가들은 우즈의 교통사고 파장은 2010년 PGA 투어 초반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대회를 선별해 출장하는 우즈가 내년 시즌 어느 대회에 첫 출장을 할지가 벌써부터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역대 스포츠 최고의 클러치 플레이어로 통하는 우즈가 이 위기를 어떻게 탈출할지 자못 흥미롭다.
LA | 문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