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스포츠동아 DB]
미국의 언론들은 20세의 미셀 위가 10세 때 USGA(미국골프협회) 선수자격을 획득한 뒤 10년 만에 우승했다고 보도했다. 10대 골프천재로 평가받은 미셸 위는 65차례 토너먼트 문을 두들긴 뒤 우승을 맛봤다.
얼마나 좋았으면 그린 위를 깡총깡총 뛰면서 어린애처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어린 그녀에게 쏟아진 온갖 비난을 이겨내고 우승을 했으니 이보다 기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미셸 위의 우승으로 가장 고무된 곳이 LPGA 측이다. 로레나 오초아 인비데이셔널 대회의 리더보드 상단은 그동안 LPGA와 미국 언론들이 바랐던 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리더보드를 보면 1위 미셸 위, 2위 폴라 크리머, 공동 3위 모건 프레셀, 크리스티 커(이상 미국), 신지애, 공동 6위 오초아(멕시코), 김송희 순이다. 1위부터 공동 3위까지 미국인 선수 4명이 포진했다.
올 LPGA 대회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미국인 판도의 리더보드다.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대회까지 치른 28개 대회에서 미국인의 우승은 이번 미셸 위를 포함해 딱 5명이다. 두 차례 우승자도 없다.
안젤라 스탠포드, 팻 허스트, 브리타니 린시컴, 크리스티 커, 미셸 위가 미국을 빛낸 우승자들이다. 한국은 무려 11명의 우승자를 배출했다. LPGA 투어 31년 만에 신인왕과 올해의 상 동시 석권을 노리는 신지애 3회, 최나연 2회 등 28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는 39%의 높은 우승 확률을 과시했다.
한국 선수들이 LPGA 무대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마이너리티가 득세를 보이면 역풍이 불게 마련이다. 역설적이지만 한국 선수들의 잇단 우승은 미국내에서 LPGA의 인기 추락을 의미한다. LPGA는 2008년 34개 대회에서 올해 29개로 줄어들었다. 물론 경제 한파가 결정적이다.
하지만 골프채널이 바라는 미국의 영건 미셸 위, 폴라 크리머, 모건 프레셀이 신지애와 같은 활약을 펼쳤다면 스폰서들이 과연 대회를 포기했을까.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LPGA는 이들을 앞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했을 것이다. 이들은 LPGA와 미디어들의 기대만큼 따라주지 못했다.
크리머는 올해 우승이 없다. 최연소 메이저 대회 우승자 프레셀도 올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미셸 위는 LPGA가 시즌이 끝날 무렵인 이번 대회에 힘겹게 우승 신고식을 했다.
LPGA에서 골프채널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대회 최종 라운드는 녹화로 중계됐다. LPGA 대부분의 대회가 녹화가 기본이다. 스타플레이어 부재 즉 미국 선수의 임팩트가 없어서 그렇다. 미셸 위의 우승에 새로운 커미셔너 마이클 왠이 반색을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LPGA는 20일부터 휴스턴에서 벌어지는 LPGA 투어 챔피언십으로 시즌을 마친다. 신지애와 오초아의 올해의 선수상 경쟁이 남아 있는 대회다. 벌써 2010시즌이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솔직히 미국 선수들이 적당히 잘해야 LPGA 투어의 파이도 커진다.
LA | 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