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LG로 돌아왔지만…이병규 산넘어 산

입력 2010-01-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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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는게 웃는 게 아니야∼”3년간의 일본 생활을 끝낸 이병규가 8일 LG와 계약을 마치고 국내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기자회견에서 이병규는 “국가대표급 외야수들 간 경쟁을 뚫고 주전을 확보해 달라진 LG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2년간 9억…피말리는 방망이경쟁 스타트 “1차 목표는 주전 확보…3할도 노리겠다”
“일단 ‘국가대표 외야수 군단’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그 다음에는 3할을 노려보겠다.”

‘안타 제조기’로 불렸던 ‘적토마’ 이병규(36)가 친정팀 LG로 돌아왔다. 이병규는 8일 LG와 2년 총액 9억원(계약금 1억원·연봉 4억원)에 플러스-마이너스 옵션이 포함된 조건으로 계약한 뒤 서울 잠실야구장 내 LG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당당하고 여유로운 태도는 여전했다. 그는 “협상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져 구단과 팬들에 죄송하게 생각한다. 3년간 일본에서 뛰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새 코칭스태프, 새 선수들과 열심히 해서 다른 LG를 만들어가고 싶다. 안 좋았던 이미지를 벗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1997년 LG에 입단한 이병규는 10년간 팀의 간판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06시즌 직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일본 주니치로 향했고, 첫 해 일본시리즈 우승 외에는 별다른 활약을 남기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자연스럽게 위상도 달라졌다. 이병규가 1차 목표를 ‘주전 확보’로 잡은 이유다. “쟁쟁한 선수들 틈에서 나도 뒤쳐지지 않고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분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듯하다. 서로 라이벌로 여기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병규는 또 “일본에서 많은 것을 배워왔다”고 했다. “다른 분들은 실패라고 여기실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야구나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일본 시절에 대해 실망은 하지 않는다”면서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 1년에 133경기를 하면 133승을 할 수 있다는 게 내 마음가짐”이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이병규의 자신감 넘치는 일성과 달리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병규가 합류하면서 LG의 외야 적체 현상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았다. 지난해 타격왕 박용택은 말할 것도 없고, 거액을 들여 영입한 FA 이진영은 공수주가 모두 수준급이다. 이대형은 도루 1위를 도맡는 테이블세터 감. 히어로즈에서 영입한 이택근은 우타자라는 희소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이병규는 박용택 이진영 이대형과 같은 좌타자다. 그렇다고 이들이 외야 세 자리, 지명타자 한 자리, 1루수 한 자리까지 모두 차지한다면 팀으로서는 ‘리빌딩’은 둘째치고 유망주들이 설 자리마저 없어지는 셈이 된다.

어쨌든 이병규는 ‘필승’을 다짐했다. 이병규는 “3월 27일 개막전부터 주전을 꿰찬 후 달라진 이병규와 LG를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잠실=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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