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의형제’의 배우 송강호.
지난 해 5월, 송강호는 폐막을 앞둔 칸 국제영화제의 메인 상영관 팔레 데 페스티벌의 뤼미에르 극장으로 향하는 레드카펫 위에 섰다. 주연작 ‘박쥐’가 경쟁부문에서 상영됐고 수상 가능성까지 점쳐지던 순간이었다.
그날 그는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선 채 활짝 웃고 있었다. 공식 상영을 앞두고 레드카펫을 걸을 때는 딸이 뒤에서 아빠를 따랐다. 하지만 영화제 마지막 날 아빠는 딸의 손을 꼭 붙잡고 나란히 레드카펫을 밟았다.
송강호는 아내와 사이에 중학생인 아들과 12세 된 딸이 있다. 하지만 그의 가족에 대해서는 세상에 알려진 게 많지 않다.
“사람의 성향인 것 같다. 굳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건 나로 인해 아이들이나 아내가 불편할 것 같아서다.”
두 아이는 아빠의 출연작을 거의 다 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는 아직 보여주지 않았다며 송강호는 웃었다.
“‘괴물’도 좋아하고 거의 다 보는 편인데, 특히 ‘반칙왕’을 좋아한다.”
뿌듯해 하는 그의 얼굴에서 ‘우아한 세계’ 속 마지막 장면과 관련한 그의 말이 떠올랐다. 집에서는 남편이자 아빠로, 밖에서는 가족을 위해 조폭으로 살아야 하는 한 남자의 일상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속에서 송강호는 마지막에 ‘기러기 아빠’가 되어 처량한 자신의 신세에 눈물을 흘린다.
많은 관객의 기억에 남은 이 장면에 대해 송강호는 “실제 가족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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