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 송강호의 영화·친구·삶] “압도적인 연기력…한마디로 괴물”

입력 2010-0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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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 감독 심재명 명필름 대표 강동원 김영진 영화평론가

□ 영화인들이 말하는 ‘흥행 메이커’ 송강호의 힘
어떤 역이든 ‘송강호 스타일’로 소화…좋은 감독·시나리오 보는 능력 탁월
송강호는 한국 영화계에서 ‘흥행 배우’를 말할 때 다섯 손가락안에 뜨는 스타다. 그만큼 그가 발휘하는 티켓 파워는 세다.

역대 한국영화 흥행 톱10(서울 관객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보면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 3편이다. ‘괴물’, ‘공동경비구역 JSA’, ‘쉬리’가 있다. 그리고 10위권 밖이지만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살인의 추억’은 각각 700만, 500만여 관객을 동원했다. 송강호와 함께 작업했던 감독, 제작자, 배우와 평론가에게 그의 힘을 물었다.


○ 봉준호 (‘살인의 추억’·‘괴물’ 감독)

“독창적이며 존경하는 예술가다. 엄청난 파워를 지녔다. 시나리오와 작품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이 있다. 그런 관점으로 감독의 의도를 잘 파악하니 자유자재의 즉흥적 연기도 가능하다. 독보적인 연기와 애드리브가 돋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 한번도 쉽고 안전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항상 모험을 택하는 배우다. ‘밀양’에서는 전도연으로부터 몇 발짝 뒤로 물러서 있지만 그러면서도 영화와 전도연을 돋보이게 해준다. 영화가 그에게 기대게 하는 묘한 힘을 지녔다. 또 남자 배우로는 드물게 젊은 관객이 형님처럼 바라보고 말 걸 수 있는 ‘이상한’ 친근감을 갖고 있다. 한국적 사실성의 연기 바탕 위에서 그의 친근감은 더욱 빛을 발한다. ‘괴물’ 속 괴물의 존재를 관객이 믿도록 해준 것도 그의 공이 크다. 관객은 그와 그의 연기 그리고 그의 작품을 전적으로 믿는 듯하다.”


○ 심재명 (‘…JSA’ 제작, 명필름 대표)

“압도적인 연기력을 가졌다. 배우는 연기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송강호는 탁월한 연기와 더불어 탁월한 선구안을 지녔다. 함께 작업하는 감독과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눈이 뛰어나다. 송강호의 영화 선택이 잘못된 적은 거의 없다. 연기력과 함께 송강호만의 매력, 개성, 특징이 있다. 그를 대체할 만한 배우는 없다. 대체 불가능한 세 가지의 재능이 뛰어난 선구안과 합쳐져 관객에게 신뢰도를 높인다. 관객은 송강호가 선택한 영화를 믿는다. 소위 스타라는 일부 배우들과 외모가 출중한 ‘꽃미남’ 스타 몇을 제외하고 송강호 만큼 티켓 파워를 발휘하는 배우가 또 있을까.”


○ 강동원(배우)

“무서운 배우다. 성격이 아니라 연기를 정말 잘해서 무서운 배우다. 무시무시한 사람이다. 굉장히, 엄청나다. 촬영장에서 짐승처럼, 육감적이고 동물적으로 반응한다. 무섭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촬영장에서 장훈 감독과 늘 짐승 같다고 말했다. 내가 어떤 연기를 해도 다 받아줄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어디 한 번 해 봐’라고 하는 것 같았고, 마음 놓고 연기할 수 있었다.”

○김영진 (영화평론가·명지대 교수)

“무엇보다 시나리오를 잘 본다. 작품을 선택하는 능력이 높다. 박찬욱, 봉준호처럼 유명한 감독과도 작업하지만 ‘의형제’의 장훈, ‘우아한 세계’의 한재림처럼 신인 감독들의 재능을 보는 눈도 뛰어니다. 또 어떤 인물을 연기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송강호 스타일로 소화한다. 송강호는 지금까지 압도적인 영웅을 연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주변에 흔히 있는 인물이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인물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박찬욱 감독과 작업할 때는 인간적인 약점과 결함을 껴안고 가는데 오히려 그런 인물이 대중에게 어필한다. 친근한 모습은 관객 충성도를 높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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