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스타탐구] 장성호 ‘3·3·3 플랜’… 위대한 도전!

입력 2010-0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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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구단과 재계약한 KIA 장성호가 “팀을 떠나 한화나 두산으로 가고 싶다”는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물론 트레이드 ‘먹튀’가 아닌 ‘대박’을 치겠다는 전제 아래다. 프로데뷔 후 9년간 놓치지 않았던 타율 3할을 되찾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스포츠동아DB

성적 부진 털고 새출발 다짐… KIA 장 성 호
3!… 데뷔 10번째 3할 타율
3!… 3년동안 최고의 활약
3!… 역대 3번째 2000안타


KIA 장성호의 올해 목표는 데뷔후 10번째 3할이다. 1998년부터 2006년까지 9년연속 3할을 기록한 뒤 3년동안 3할을 치지 못했다. 장성호는 올해부터 3년이 자신이 최고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고 했다. 2000안타를 통해 잃어버린 자존심을 찾고 삼성 양준혁의 통산최다안타에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올해부터 3년이 베스트다

장성호는 36세가 되는 2012년까지는 3할을 칠 자신이 있다고 했다. 36세까지가 자신이 체력 부담없이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양준혁이나 팀선배 이종범이 40세 넘어 야구를 하고 있지만 자신은 한번도 40세에 야구하는 모습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40세 넘어 야구를 하는 사람들은 도사들이죠. 실력,정신력 정말 대단한 겁니다.”

최근 3년 동안 3할을 치지못한 장성호에게 올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장성호 없는 KIA를 생각할 수 없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1루는 최희섭이 버티고 있고 이용규,이원섭,나지완,이종범과 경쟁해야 할 외야에서도 주전은 쉽지 않다. 장성호가 팀내 경쟁에서 3할타자로 다시 우뚝설지 아니면 아니면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팀에서 3할에 도전할지…. 이래저래 주목되는 장성호의 2010년이다.


○2000안타, 200홈런, 1000타점, 1000득점

데뷔 14년 동안 장성호가 때린 안타는 1741개. 역대 4위다. 양준혁과 전준호(SK코치)에 이어 세번째로 2000안타를 칠 가능성이 크다. 장성호는 자신이 지금 야구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2000안타라고 했다. 내년까지 2000안타와 1000타점,1000득점,200홈런을 모두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5개 남은 200홈런은 올해 충분히 가능하다. 2000안타(-259), 1000타점(-118), 1000득점(-68) 달성도 2년이면 어렵지 않다. 2000안타를 치고 나면 양준혁의 통산최다안타(현재 2284안타)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준혁형 기록 열심히 쫓아 가야죠. 일단 올해 3할을 치는 게 중요합니다.”


○부상없는 한해가 되길


10년연속 3할에 실패했던 2007년부터 계속 부상이 찾아왔다. 2007년 6월27일 한화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무릎부상을 당했다. MRI촬영결과 부분 골절판정이 나왔지만 주사를 맞고 통증을 참아가며 출전했다. “그때 조금만 쉬었으면 3할을 쳤을텐데. 팀성적도 나빴고 3할에 대한 욕심도 있었고….” 2008년에는 2루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왼손목부상을 당해 1년내내 고생했다. 지난해도 부상은 끊이지 않았다. 5월 17일 문학 SK전에서 펜스에 부딪혀 왼손과 등을 다쳤고 6월11일 히어로즈전에서는 슬라이딩 캐치를 하다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무엇보다 장성호를 괴롭힌 것은 ‘손목터널증후군’이었다. 프로야구선수에게 생소한 손목터널 증후군은 손가락이 저리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증상이다. 심할 때는 따끔거려 밤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손에 쥐는 힘이 약해져 방망이를 꽉 잡기도 힘들다. 나중에는 주사를 맞아도 통증이 없어지지 않았다. 장성호는 1년 동안 ‘손목터널증후군’에 시달렸고 지난해 11월4일 수술을 했다. “수술하니까 저리는 증세도 없고 많이 좋아졌어요.” 장성호는 수술 이후 이틀 이상 쉰 적이 없다. 부상예방을 위해 하루 세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에 매달렸다. 지난주 전남 강진 2군캠프에서 만난 장성호는 밝은 표정이었다. “아프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잖아요. 몸상태가 좋으니까 자신감이 생깁니다.” ‘다치지 않는 선수가 훌륭한 선수’라는 말을 장성호는 실감했다.


○다른팀으로 가고 싶다!

장성호는 솔직하게 떠나고 싶다고 했다. 구단에 트레이드를 공식 요청해 놓은 상태고 올해는 전지훈련도 가지 않았다고 했다. 트레이드를 요청한 상태에서 전지훈련을 갈 필요가 없다는 설명.

1996년 해태에 입단한 이후 15년만에 전지훈련을 가지 않고 강진에서 시즌을 준비한다. 마음속에 두고 있는 팀은 한화와 두산이다. 한화는 김태균과 이범호가 떠나 주축타자가 필요한 상황이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두산은 불펜투수가 풍부해 자신과 트레이드 카드가 맞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14년 동안 KIA에 머물렀던 장성호의 마음은 상당 부분 팀을 떠난 느낌이다. 그의 트레이드 여부는 올시즌 순위판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는 게 우선

언제부터인가 타석에서 불안해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항상 타석이 기다려지고 어떤 투수든 자신이 있었던 과거의 장성호와는 달랐다.

‘이번 타석에서 못치면 바뀌는 것 아닐까?’ 최근 2년연속 그는 100경기에도 못나갔고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했다. “한타석 한타석에 부담을 느껴서는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어요. 제가 자초한 것이지만 정말 답답하더라구요.”

김성근 SK감독은 “절박함이 선수의 기량을 한단계 더 끌어 올린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9년연속 3할타자 장성호지만 지금 그에게 절실한 것은 오직 주전자리다. 33세의 장성호는 지금 절박한 심정이다.


○프로는 오직 실력뿐

삼성 양준혁은 “현역선수에게 과거는 필요없다”고 했다. 현재의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장성호는 데뷔이후 KIA의 레전드로 평가받을 만큼 탄탄대로를 달려왔지만 실력으로 검증해야 할 중요한 고비를 맞았다. 올해 연봉이 5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깎인 것도 실력에서 입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다.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고 실력으로 보여주는 일만이 남았다.

장성호는 누가 뭐래도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안타제조기’다. 올해 그가 반드시 자존심을 되찾기를 바란다. 그리고 2000안타를 넘어 양준혁을 뛰어 넘어 3000안타까지 도전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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