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장 히딩크?

입력 2010-02-05 16: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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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 한국과 같은 B조에 속한 나이지리아 대표팀 감독이 경질된 후 히딩크 감독이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아직은 소문일 뿐이지만 한국으로서는 ‘껄끄럽고 아찔한 소문’임에는 틀림없다. 스포츠동아 DB.

‘지한파’ 본프레레·트라파토니도 하마평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 B조에 속한 한국과 나이지리아는 동상이몽에 빠져있다. 서로가 1승 제물로 최적의 상대라고 평가한다.

최근 나이지리아가 감독 문제로 혼란스러울 때 한국이 흐뭇한 미소로 바라본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나이지리아가 감독 교체를 단행한 가운데 후임으로 거스 히딩크 러시아대표팀 감독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개막을 4개월 앞두고 나이지리아가 꺼낸 히든카드다.

이젠 한국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이지리아축구협회(NFF)는 5일 샤이부 아모두 감독을 경질하고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 나이지리아 현지신문에 따르면, NFF는 이 같은 방침을 정하고 아모두에게 통보했다.

아모두는 기술고문을 맡을 예정이다.

후임에 대한 하마평도 무성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과 이러저런 연을 맺었던 인물이 3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히딩크를 비롯해 요하네스 본프레레 전 한국대표팀 감독, 지오반니 트라파토니 아일랜드 감독 등이다.

“NFF가 히딩크와 접촉하기 위해 런던에 연락관을 보냈다”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히딩크가 확정될 경우 한국은 골치 아프다. 탁월한 지도력뿐 아니라 한국축구를 훤히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딩크 영입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80~90억원 수준의 높은 연봉은 물론이고 히딩크가 현재 러시아축구협회와 재계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이지리아는 희망을 접지 않고 있다. 월드컵 기간 동안만 지휘봉을 잡는 방안까지도 거론된다. 현지 언론은 “만약 히딩크가 NFF와 단기계약을 체결한다면 나이지리아축구에 대단한 일이 생길 수 있다”며 흥분하고 있다. 러시아와 계약할 때 월드컵 기간 동안만 나이지리아 지휘봉을 잡는 옵션을 넣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히딩크는 에인트호벤과 호주대표팀, 첼시와 러시아대표팀을 한꺼번에 맡은 경험이 있다.

본프레레도 껄끄럽다. 한국 감독 당시 2006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고도 경질된 본프레레는 ‘타도 한국’을 외칠 것이 뻔하다. 2002월드컵 때 이탈리아 감독으로서 16강에서 한국과 맞붙었던 트라파토니는 당시 패한 뒤 심판 판정을 문제 삼으며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한국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질 리 만무하다.

소문이 소문을 낳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누가 나이지리아의 지휘봉을 잡을 지 주목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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