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속 첨단기술 언제쯤 현실 속에도 가능할까?

입력 2010-02-12 1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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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바타’ 속 첨단 기술의 현실화에 대한 내용을 전한 CNN 보도화면.


“나도 아바타 속 나비족이 돼 새로운 인생을 살아봤으면….”

재미있다는 주변의 수많은 권유로 올해 초 영화 ‘아바타’를 관람한 김영석(29, 회사원)씨는 한동안 이런 생각에 잠겼다. 영화 속 다리를 못쓰는 주인공이 첨단기술을 통해 외계종족인 ‘나비족’의 새로운 몸을 얻고 정글을 마음껏 활보하는 장면을 3D영상으로 ‘체험’한 그는 이 같은 호기심에 며칠을 공상하는데 보냈다.

국내에서만 1200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등 전세계적으로 큰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영화의 미래’로 까지 불리고 있는 ‘아바타’는 영화 팬들에게 이 같은 공상까지 ‘선물’로 남겼다. 그렇다면 김 씨의 호기심을 현실적인 시선으로 보면 어떨까?

이런 팬들의 호기심을 일부 풀어줄 만한 흥미로운 기사가 뉴스사이트 CNN에서 나왔다. CNN 인터넷 판은 3일 ‘아바타의 콘셉트가 현실에서도 가능할까?’란 제목으로 자세한 내용을 전했다.


● 아직은 걸음마를 배우는 기초적인 수준
결론부터 밝히자면 CNN이 전한 과학자들의 대답은 “수십 년은 기본이고 한 세기(100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신경 생명공학과 브라이언 릿트 교수는 “영화 아바타에서 묘사된 것과 같은 세련된 상호작용이 완성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전체를 벽돌 쌓기로 본다면 우리는 아직 벽돌의 구조를 이해하기 시작한 정도’라고 표현했다.

과학자들은 실제로 신체적 어려움을 가진 장애인들의 재활과정을 통해 이 같은 교류 기술의 기초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뇌파나 뇌 전기자극을 통해 근육 또는 인공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기술은 거듭된 연구를 거치면서 최근에는 사람에게도 적용 가능할 정도로 발전했다. 과학자들은 장애인들이 ‘생각’으로 보조기구를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기술은 영화에서 휠체어 신세를 졌던 주인공이 ‘아바타’를 통해 달리고 점프하는 콘셉트의 모토가 되기도 했다.

로봇 다리를 연구해온 미국 듀크 대학의 미구엘 니콜렐리스 교수가 이끄는 신경과학 연구팀은 2008년 원숭이를 통해 이 같은 기술의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원숭이의 뇌에 전극을 연결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일본 연구소의 로봇을 걷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는 붉은털 원숭이의 뇌 구역 중 운동신경을 제어하는 부분에서 전기신호를 채집한 후 전송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또 아바타와 관련된 가상현실 기술은 비디오 게임을 통해서도 구현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신경과학자 제이미 피네다 교수는 두뇌인식 기술을 통해 게이머의 생각 전달받고 게임 화면 속 자동차를 움직이거나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는 방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관련 기술의 발전에도 아직 영화 ‘아바타’처럼 구현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감정’의 전달과 ‘처리속도’를 꼽았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감정, 즉 사랑과 슬픔 등 감정까지 주인공이 ‘아바타’를 통해 느꼈지만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그 이유는 신체동작뿐 아니라 생각과 감정까지 전달하기 위해선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이 점을 현실에서 가장 큰 장애물로 설명했다.

정리하면 사람의 두뇌를 가지고 3미터에 달하는 생물체(아바타)를 원격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은 언젠가는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피츠버그 대학의 신경과학자 앤드류 슈와츠 박사는 “(아바타는) 무척 훌륭한 영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론) 아직 환타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우리나라도 체계적인 연구 이뤄지고 있어
그렇다면 이와 관련된 우리나라 기술은 어떤 수준일까?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재승 교수는 “우리도 이 같은 연구를 기초적인 단계에서 수행하고 있는 단계다. 외국 사례처럼 고양이나 개의 뇌에서 얻은 전기자극을 통해 뇌신경과 운동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분야가 아직 시작단계라 외국과 큰 격차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특성상 여러 관계된 기술의 융합적인 연관 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투자가 이어지는 외국에 비해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용진 동아닷컴 기자 aur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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