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동계올림픽 발자취
한국의 동계올림픽 효자종목은 쇼트트랙이지만 본디 한국 동계스포츠를 이끌어온 건 스피드스케이팅이었다. 이번 모태범의 금메달은 74년간의 숙원사업을 풀어줌과 동시에 어느새 뒷방신세가 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스포트라이트까지 되찾게 했다.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올림픽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건 1936년 독일 칼밋슈 동계올림픽이었다. 당시 김정연이 1만m에 출전해 18분2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동양인으로서는 가장 좋은 성적. 그러나 일본 메이지대 학생이었던 그의 가슴에는 일장기가 달려있었다.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 대회부터 태극기를 달고 출전해 1952년 노르웨이 오슬로 대회를 제외하고 매번 올림픽의 문을 두드렸지만 무려 40년간 2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에 다시 희망이 비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캐나다 캘거리 대회 남자 500m에 출전한 배기태가 5위에 오르면서다.
배기태의 뒤를 이어 김윤만이 1992년 알베르빌 대회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1분14초86으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메달을 안겼다.
이후 15년 동안 이규혁 이강석 등 걸출한 선수가 배출됐고,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 남자 500m에서 이강석이 동메달을 따내며 메달 사냥을 재개했다.
그리고 4년 뒤 밴쿠버에서 모태범의 극적인 우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 성공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세계강자로 급부상한 것에 대해 김관규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이 좋아지면서 예전에 비해 훈련량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팀내 선의의 경쟁도 한 몫 했다.
김 감독은 “후배들이 이규혁 이강석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실력이 부쩍 늘었다.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자 이규혁 이강석도 자극을 받으면서 더 열심히 뛰었고 윈-윈 효과를 봤다”고 흐뭇해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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