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울산 모비스가 19일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프로농구’ 정규리그 전주 KCC와의 홈경기에서 81-68로 승리, 4연승을 내달리며 선두 자리를 더욱 확고히 했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딛고 시즌 막판 모비스가 1위를 질주하는 데에는 토종 빅맨 함지훈(22득점·6리바운드)이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팀의 중심으로 우뚝 선 그는 이제 강력한 시즌 MVP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 유재학 감독을 만난 건 행운
함지훈(26·198cm)은 2007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모비스에 선발됐다. 구단은 일찌감치 다른 팀에서 그를 채갈까 노심초사했지만, 운이 따랐다.
현재 그의 활약을 보면 10순위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지만 정작 그는 “쟁쟁한 동기들이 많아 1라운드에 지명된 것 만으로도 기뻤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재학 감독님을 만나면서 농구에 눈을 뜬 것 같다. 내겐 정말 큰 행운”이라며 “감독님께서 시키는 대로만하면 다 되더라”라고 덧붙였다.
● 머리가 똑똑하다?
주변에선 ‘키가 4∼5cm만 더 컸다면 훨씬 더 무서운 존재가 됐을 것’이라고 한다. ‘알고도 막을 수 없다’는 명품 훅슛을 자랑하고 정확한 미들슛까지 갖췄지만 키가 조금 아쉬운 게 사실.
하지만 그는 현재 모습만으로도 무서운 존재다. 모자란 부분을 순간적인 순발력과 유연성으로 커버하고 있는데다 누구보다 뛰어난 농구 센스를 갖고 있어서다.
함지훈은 “중 2때까지 가드를 본 경험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머리가 좋다’는 평가에 대해 “모자란 게 많아 그걸 커버하기 위해 열심히 뛰다 보니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것일 뿐”이라며 고개를 젓는다.
● 난 아직 멀었다
이제 동부 김주성, 전자랜드 서장훈 등 토종 빅맨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칭찬도 듣는다. 하지만 함지훈은 “난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서장훈이나 김주성 등은 스스로의 기량으로 빛을 발하는 선수들이지만 자신은 아직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는존재라는 것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군에 입대하는 그는 입대 전 하고 싶은 게 뭐가 있냐고 묻자 거침없이 답했다. “당연히 우승이다. 챔피언에 오른 뒤 군대에 가고 싶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