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오노, 미국의 일그러진 영웅?

입력 2010-02-21 20: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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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안톤 오노(미국)를 어떻게 봐야 할까? 한국인들끼리 공유하는 복잡 미묘한 정서가 있어서다.

오노는 21일(한국시간)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한국의 이정수 이호석에 이어 3위로 입상,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오노는 미국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메달 보유자로 이름을 올렸다. 오노는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3대회에 걸쳐서 금2·은2·동3개를 따냈다. 종전 기록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보니 블레어(금5·은1개)였다.

오노가 14일 남자 1500m에서 -이호석, 성시백의 충돌로 인한- 횡재 같은 은메달을 획득한 뒤 6개의 손가락을 펼쳤고, 21일 동메달 직후엔 7개의 손가락을 펼친 것도 그래서다.

어쨌든 오노는 미국의 동계올림픽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불멸의 전설’로 올라섰다. 앞으로 500m, 5000m 계주 결과(이상 27일)에 따라 메달을 더 추가할 여지도 있다. 게다가 오노는 그 ‘타고난’ 스타성 덕분에 미국 내 인지도도 상당하다.

그러나 그 쇼맨십이 한국민의 눈엔 영 거슬린다. 솔트레이크에서 김동성이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 탓에 금메달을 부당하게 박탈당한 아픔이 떠올라서다. 당시 오노의 행태는 반미감정으로 촉발될 정도로 후폭풍이 거셌다.

밴쿠버에서도 오노는 1500m 결승 직후 한국선수들을 향해 악담, 비방에 가까운 말과 제스처를 쏟아냈다. 이정수는 “시상대에 올라선 안 될 선수”란 말로 되받아쳤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역시 한국은 강하다”고 트위터에 올리고, 1000m 결승 직후 이정수·이호석을 찾아가 축하해줬다. 도무지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게 만드는 좌충우돌 오노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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