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 부담 컸을텐데… 후배들 정말 잘싸웠다”

입력 2010-0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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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경 해설위원 경기후 선수들 격려

1992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전이경, 원혜경, 김소희, 김윤미는 여자 3000m 계주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전이경은 1998년 나가노에서 또 한번 3000m 계주에서 우승하며 한국의 쇼트트랙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후 여자 대표팀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2006년 토리노까지 4회 연속 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서 우승했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 5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2010년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 ‘쇼트트랙 여왕’은 해설자로 변신해 중계부스에서 후배들을 응원했다.

그리고 후배들이 막강전력 중국을 제치고 1위로 골인하는 순간 함께 환호했다. 그러나 실격판정으로 단 3분 만에 금메달은 눈앞에서 사라졌다.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18년 만에 노 골드로 몰릴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전이경 SBS해설위원은 경기직후 “실격되는 순간 후배들의 모습을 보니 울컥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전 위원은 곧장 “우리가 올림픽에서 4회 연속 계주에서 우승을 했기 때문에 그걸 이어야 한다는 부담과 스트레스가 컸을 것 같다. 그래서 개인 종목보다 계주 연습에 치중을 많이 한 것도 같다. 고맙고 미안하다”며 최선을 다한 후배들을 격려했다.

여자 대표팀은 토리노 대회 이후 점차 중국에 순위가 뒤지며 쇼트트랙 최강자 자리를 내줬다. 이번 대회 역시 중국의 강세로 전망이 밝지 않았다. 그러나 이은별과 박승희가 1500m에서 은, 동메달로 선전했고 3000m 계주에서 변하지 않은 끈끈한 조직력을 보여줬다.

전 위원은 “사실 중국이 워낙 강해서 우리가 실력으로 밀리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좋은 경기를 보여줘 자랑스럽다. 후배들에게 또 한번 고맙고 정말 잘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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