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걸? 소시?…없어서 못 팔죠”

입력 2010-02-26 10: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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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시내 대형 음반체인점 ‘HMV’의 직원 노이 주마트(오른쪽 사진)씨가 원더걸스의 앨범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그녀 또한 한국 가요의 팬이다. 스포츠동아DB

■ 싱가포르에 흐르는 한류

음반매장마다 들어오면 금방 동나
2PM 슈주 빅뱅 김현중 등도 인기
다양한 장르·멋진 외모 인기 비결



“원더걸스요? 다 팔렸어요. 소녀시대요? 역시 모두 팔렸어요.”

지금 싱가포르에서 한류를 주도하는 스타는 바로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다. 싱가포르 시내 음반점에서 두 그룹의 음반을 구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모두 다 팔렸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번화가 오차드로드에 있는 대형 음반 체인점 ‘그라마폰’의 직원 팅 핑 씨는 “원더걸스 앨범은 얼마 전 10장을 들여놨는데 다 팔렸고, 다시 10장을 들여놨는데 역시 다 나갔다. 한국 음반은 수량이 한정돼 있어 조금씩 들어오는데 원더걸스처럼 인기 가수는 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차드로드에 있는 또 다른 대형 음반 체인점 HMV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국 음반 물량을 가장 많이 확보하는 이 곳에서도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앨범은 찾을 수 없없다.

HMV 직원 노이 주마트 씨는 “얼마 전 소녀시대 앨범 100장이 들어왔는데 1주일만에 다 팔렸다. 현재는 재고가 바닥났다”고 말했다.

두 걸그룹 외에 2PM, 슈퍼주니어, 샤이니, FT아일랜드, 빅뱅, 김현중도 현재 인기를 얻는 스타다. HMV 2월 셋째 주 아시안 차트 톱18위에는 2PM(2위), 원더걸스(6위), 슈퍼주니어(7위), FT아일랜드(11위), 빅뱅(12위), FT트리플(14위) 등 한국 가수가 6팀이나 있다.

샤이니의 앨범은 인기 차트에는 없지만 역시 모두 팔린 상태고, 김현중은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의 인상적인 모습으로 여심을 여전히 사로잡고 있다.


○ 왜 인기 있나
K-POP의 열광적인 팬이라는 대학생 시에멘트 첸 씨는 “한국 노래는 버라이어티하다. 다른 나라 노래에 비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게 매력적이다. 또 트렌드를 선도한다. 들으면 쿨하고, 멋있다”고 말했다.

잘 생기고, 예쁜 얼굴도 한 몫 했다. 회사원 발 추아 씨는 “한국 가수들은 모두 멋지게 생겼다. 얼굴만 봐도 마음이 설레는 게 한국 가수들을 좋아하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들이 싱가포르 전체 인구의 70 %%를 차지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 회사원 리케시 씨는 “한국 가수들이 중국에서 인기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한국 가수들이 싱가포르에서 인기 있는 건 싱가포르에 있는 중국인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직 K-POP이 갈 길은 멀다. 싱가포르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팝송과 중국 노래다. 음반 전문점 ‘티타늄’의 직원 타라 치아 씨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건 여전히 영어로 된 노래다. K-POP과 일본 노래는 그 다음 관심사다”고 말했다. 이 매장에는 한국 노래와 일본 노래가 같은 섹션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찾아간 4곳의 대형 음반 매장 모두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가수들이 싱가포르에 더욱 굳건히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시장 공략이 필요해 보인다.

싱가포르|글·사진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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