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초특급 리조트 ‘마리나 베이 샌즈’. 4월 27일 개장과 함께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복합 시설로 아시아 시장 공략
2월 23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의 ‘마리나 베이 샌즈’ 리조트 공사 현장. 30도가 넘는 기온, 90%%에 달하는 습도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홍콩, 태국 등 아시아 6개국에서 온 33개 매체 취재진이 현장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싱가포르 초특급 리조트 마리나 베이 샌즈가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4월 27일 개장으로 아직 오픈도 하지 않았지만 아시아 여러 국가의 언론을 불러 자신들의 야심찬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토마스 아라시 마리나 베이 샌즈 사장은 “우리는 아시아 전체를 타깃으로 삼는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한국, 일본 등을 모두 고객으로 보고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입소문이 중요하다. 한번 보고 간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줘 친구들을 데리고 오게 만드는 게 전략”이라고 말했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2500개의 객실, 2000개의 전시 부스와 4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 센터, 2개의 대형 명품 쇼핑 센터(이 중 1개는 전 제품이 루이 뷔통으로 채워진다) 등을 갖춘 복합 리조트(Intergrated Resort)다.
그리고 그 중심에 카지노가 있다. 카지노를 즐기기 위해 마카오로 향하는 관광객의 발길을 싱가포르로도 돌리려는 야심 찬 계획이 들어있는 셈. 한국 관광객들을 향한 구애도 적극적이고 뜨겁다. 아라시 사장은 “이 곳에 오면 즐길 것이 결코 마르지 않는다.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라스베이거스 샌즈(LVS) 그룹이 마카오의 ‘베네시안 마카오’와 ‘샌즈 마카오’를 거쳐 싱가포르로 관심을 돌려 진출한 복합 리조트. 카지노로 유명한 LVS답게 마리나 베이 샌즈 역시 카지노의 위용을 자랑한다. 싱가포르는 그동안 카지노를 허용하지 않았지만 일자리 창출 등의 이유로 2010년 카지노 영업을 허가했다.
하지만 싱가포르 정부와 LVS 측은 카지노 대신 ‘복합 리조트’라는 용어를 강조한다. 전시·컨벤션 등과 관광을 융합한 MICE산업, 호텔, 쇼핑, 공연 등을 모두 진행하고,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것. 하지만 카지노가 있기에 55억 달러가 투입된 초대형 리조트가 들어섰음은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에는 분명 관광객들을 매혹시킬 요소가 많다. 특히 55층 호텔 3개 동 옥상을 가로 질러 설치되는 스카이파크는 압도적이다. ‘하늘의 특급 호텔’로 불리는 A380 여객기를 4.5대나 놓을 수 있는 1만2400m² 면적에 수목이 우거진 정원, 수영장, 고급 레스토랑과 바, 전망대 등이 들어선다.
싱가포르가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를 받아들인 사실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싱가포르는 마카오처럼 폐해가 커질 수 있는 VIP 정켓(카지노 모객 업자)을 봉쇄하고, 현지 주민에게는 입장료를 부가하는 등 카지노의 문제점을 최소화하면서 3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우리도 싱가포르와 같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찾아올지 궁금해진다.
싱가포르|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