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김연아 "무조건 쉬고 싶어요"

입력 2010-03-02 19: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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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종합 5위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한국선수단이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귀국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은 '피겨퀸' 김연아가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종합 5위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한국선수단이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귀국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은 '피겨퀸' 김연아가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무조건 쉬고 싶어요."

세계를 제패한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도 스무살 어린 소녀에 불과했다. 일곱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으면서부터 품었던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룬 뒤 녹초가 되어 버렸다. 인터뷰 내내 김연아는 4년 뒤 올림픽 도전보다는 당장의 휴식과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강조했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한국 피겨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연아가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둔 한국 선수단의 일원으로 입국했다.

이날 5시30분께 한국 선수단의 단체 유니폼을 입고 입국 게이트에 등장한 김연아는 16시간의 장거리 비행 탓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보였다. 그러나 입국 기자회견에서는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들께 감사한다"고 운을 뗀 김연아는 "목표로 했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 오는 3월 열릴 세계선수권에서는 부담없이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개인적인 일정은 없다. 선수단의 일정에 동참할 것"이라며 "4년 뒤 소치 올림픽까지 생각하기 보다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 짓고 싶다. 그리고 푹 쉬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개막 이후 캐나다 토론토에서 마지막 기량 담금질에 매진했던 김연아는 대회 기간에도 밴쿠버의 한 호텔에 투숙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그러나 자신의 종목이 끝난 뒤에는 선수촌에 자진 입촌해 화제를 모았다.

김연아는 "호텔에 투숙할 때 올림픽이란 기분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지구촌의 축제인 올림픽이 어떤 느낌인가'를 느껴보고 싶어 선수촌에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특히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뒤 매번 홀로 귀국길에 올랐던 김연아는 이번 대회가 끝난 뒤 다른 종목의 선수들과 함께 입국한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과거에는 홀로 귀국을 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선수들과 귀국해 든든했다. 팬들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관심과 격려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원동력 중 하나였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고 해서 김연아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 스무살이기 때문에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당장 오는 3월 이탈리아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가 김연아가 삼은 목표다.

게다가 '점프의 정석'으로 불리는 김연아는 자신의 최고급 난이도 기술들이 성에 차지 않는지 '기술 업그레이드'를 원했다. 동갑내가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의 주무기인 '트리플 악셀'까지 장착할 기세다.

김연아는 "최근 어떻게 하면 기술적으로 나아질 수 있는지 오서에게 물어봤다"며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기술은 최고였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을 계속해서 습득하고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끝으로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김연아는 "피겨를 배우는 어린 선수들에게 힘든 일이 있더라도 잘 극복하고 꿈을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한편 김연아가 올림픽 금메달이란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던데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역할이 컸다.

김연아와 함께 한국 땅을 밟은 오서는 "김연아와 훈련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 기쁘다. 당장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러야 하는데 아사다 마오와 맞대결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김)연아의 기량을 유지하는데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사진=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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