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다년계약도 액수 맞아야 한다”

입력 2010-03-05 16: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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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스포츠동아 DB

“다년계약이라도 액수가 맞지 않는다면 하지 않겠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추신수(28)가 연봉협상을 앞두고 구단을 압박하는 포석을 던졌다. 메이저리그 경력 22일이 모자라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놓친 추신수는 5일(한국시간)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모든 선수들은 다년계약을 맺어 편안하게 야구를 하고 싶어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굳이 다년계약을 할 생각은 없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추신수는 이날 저녁 슈퍼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만났다. 사실상 1년 또는 다년계약을 위한 연봉협상의 사전정지작업인 셈. 에이전트를 앨런 네로에서 보라스로 교체한 뒤 연봉협상을 위한 첫 만남이었다. 향후 보라스가 마크 샤피로 클리블랜드 단장과 어떤 협상을 벌일지 자못 궁금하다.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이 보도된 뒤 클리블랜드 구단도 매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신수 역시 “구단도 매우 놀라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그동안 인간적인 면으로 서로 만났을 때 돌아온 게 없었다. 손해만 봤다”며 연봉협상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비쳤다.

추신수의 2009년 연봉은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수준인 42만300달러였다. 2008시즌 비록 풀타임은 뛰지 못했으나 후반기 맹타를 휘두르며 타율 0.309, 14홈런, 66타점을 기록한 뒤의 보상이 고작 2만9900달러의 연봉 인상으로 나타난 데 대한 배신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봉협상을 앞두고 보라스와 손을 잡은 배경도 이 때문이다. 지난 시즌 거둔 성적에 대한 보상을 톡톡히 받아내겠다는 의도다. 추신수는 “하루 만에 결정해 에이전트를 교체한 게 아니다. 10일 동안 고민했고 아내와 가까운 지인과도 상의해 보라스를 택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추신수의 행보를 종합하면 이미 국내에서 머물다가 미국으로 돌아올 때 모든 마음의 정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에이전트인 고 조성옥 감독의 아들 조찬희 씨와 관계를 정리한 것도 변화된 행보와 무관치 않다. 남들에게 계산적으로 비칠지 몰라도 금전적 손해까지 감수할 생각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실제 추신수가 보라스를 택했다는 점은 구단과도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촉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오랫동안 입지 않을 수도 있다. 프로답게 그라운드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정당한 몸값을 받겠다는 자세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1년계약이든 다년계약이든 연봉 밀리언달러 시대를 연다는 점이다.

한편 추신수는 이날 선수단 합동훈련이 끝난 뒤 존 누널리 타격코치에게 자청해 특별타격훈련을 했다. 추신수는 타격 릴리스 때 손 동작이 너무 앞에 있어 누널리 코치로부터 뒤에 둘 것을 주문받았다.

굿이어(미 애리조나주)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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