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예능프로그램들의 ‘밴쿠버 영웅 모시기’ 전쟁이 뜨겁다. SBS ‘절친노트’ 한 코너를 출연중인 모태범, 이승훈, 이상화 선수. [사진출처=SBS 절친노트 홈페이지]
‘절친노트’이어 ‘승승장구’도 출연
‘강심장’·‘놀러와’도 섭외경쟁 후끈
일정 겹쳐 ‘좋은 아침’ 녹화 불발도
‘올림픽 스타들을 잡아라!’
1일(한국시간) 폐막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지상파 3사 예능 프로그램의 경쟁도 덩달아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 선수단이 총 14개의 메달로 종합 순위 5위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자, 2일 귀국 당일부터 올림픽 스타들에게는 각종 방송 출연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에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단독 중계하며 시청률과 광고 수익 등 올림픽 특수를 누린 SBS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이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애쓰고 있다.
이미 5일 방송된 SBS ‘절친노트’에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3인방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을 출연시키며 기선을 잡았다. 15년간 함께 스케이트를 타며 우정을 쌓아 온 세 사람은 ‘절친노트’에서 금메달을 따기까지의 노력과 에피소드 등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규혁은 케이블채널 tvN의 ‘택시’에 출연했고 4일에는 KBS 2TV ‘승승장구’ 녹화를 마쳤다.
‘절친노트’와 ‘승승장구’ 외에 SBS ‘강심장’, MBC ‘놀러와’ ‘황금어장’ 등 지상파 TV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들이 모두 올림픽 스타들의 스케줄을 선점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일정이 겹쳐 방송사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일 SBS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은 당초 이승훈, 모태범, 이상화, 이정수 선수가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네 선수가 이날 KBS의 창사 37주년 특집 방송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에 출연하면서 녹화가 불발됐다.
이처럼 올림픽 스타들에 대한 방송사들의 경쟁이 과열되자, 한편에서는 그 부작용을 지적하기도 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국위선양하고 돌아온 선수들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지만 자칫 잠깐 뜨거웠다가 식어버리는 반짝 관심에 머무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럽다”며 “특히 연예인이 아닌 스포츠 선수에게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한정돼 있는데, 예능에 너무 자주 등장시켜 선수의 이미지만 소모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